'신증후군출혈열' 진단 늦어 軍장병 사망…"신속 대응체계 마련하라"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신증후군출혈열을 비롯한 급성열성질환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관리체계를 확립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15일 "장병의 생명권·건강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없도록 일선부대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신증후군출혈열 접종이력 관리의 중요성을 주지시키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탄 바이러스, 서울 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나타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발열, 요통과 출혈, 신부전 등을 초래하며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된다.

2020년 8월 육군 병사 A씨는 야외훈련 중 신증후군출혈열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다가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당시 군 검찰은 신증후군출혈열 감염 여부를 조기에 식별하지 못한 사단 의무대 군의관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 결정을 내렸고 이후 인권위에 책임 있는 관계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진정이 제기됐다.

인권위는 지난해 7월 직권조사를 통해 군 당국의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각 군 사단급 부대 대부분이 급성열성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발열진단 감별키트를 보유했지만 최근 5년간 사단의무대에서 급성열성질환 확진 판정을 내린 사례는 한 건도 없고 상급병원인 군 병원에 가서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관행이 현재까지 지속되는 이유로 군 사단급 의무대가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문진을 통해 발열 등의 원인을 신속히 파악해 치료를 병행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인권위는 "사단급 의료진이 발열환자 진료 시 군의 특성을 고려해 야외 활동이력 등을 파악하는 구체적인 문진을 실시하도록 하고 가용한 검사장비를 적극 활용해 급성열성질환에 대한 조기진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