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대학등록금 인상 생각하지 않아, 내년까지 논의없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적어도 올해와 내년은 (대학)등록금 논의를 다시 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등록금 규제를 당분간 완화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학의 정시 비율 조정 역시 당분간 논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전날(14일)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구조개혁이 되면 자연히 재원은 집중되고, 규제개혁을 통해 다양한 재원 확보가 가능해지고, 재정개혁을 통해 국가 재원이 더 많이 투입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 3가지를 통해 대학들이 겪고 있는 재정난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2009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고 있다. 등록금 인상 상한을 설정하고, 국가장학금과 연계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는 불이익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규제에 맞춰 등록금을 동결했던 대학들은 재정난을 호소하며 등록금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부총리는 "굳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올리지 않고 일단 급한 불을 끌 수 있도록 특별회계를 만들었고 지출 칸막이를 제거해 아쉬운 부분부터 쓸 수 있도록 했다"며 "좀 기다렸다가 다른 조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은 등록금 인상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가 언급한 개혁 중 대학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정책은 '글로컬대학'이다. 정부는 올해 10개 내외의 글로컬대학을 선정해 5년간 교당 1000억원을 지원한다. 기존 정부의 대학 지원 사업 중 최대 규모다. 글로컬대학의 숫자는 2027년까지 총 30개 내외로 확대한다. 교육부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도 구축한다.

이 부총리는 "RISE와 글로컬대학이 대학가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은데, 제가 만난 총장들은 혁신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고 스스로 혁신하기 위해 다들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것을 거치면서 다시 평가해서 (등록금)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16개 대학의 정시비율을 40%로 정한 방침 역시 당장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이 부총리는 "적어도 등록금과 입시 이슈는 취임해서 1~2년 동안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이유를 얘기하면 또 이슈가 되니까 그게 제 생각이고, 교육부의 방침이 될 것"이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유보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 체계 통합)은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부는 교육부 내에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하고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총리는 "유보통합이 남북통일보다 어렵다고 얘기됐지만 지금은 시기가 왔다"며 "물리적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도 좋은 보육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게 유보통합의 목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