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로봇 수출 지원 확대…금융지원 늘리고 해외 거점 만든다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출플러스' 달성을 위해 반도체와 로봇산업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5300억원 규모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3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로봇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에도 1900억원을 투입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세종시 소재 반도체 장비 수출기업 비전세미콘을 방문해 수출현장을 점검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방문은 수출기업의 현장애로를 해소하고 글로벌 경기둔화, 공급망 개편,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악화되는 여건 속에서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을 증가세로 돌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전세미콘은 반도체 후공정(반도체 칩 패키징 및 성능·신뢰성 테스트)용 플라즈마 세정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기업이다. 지난해 3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가파른 수출성장세를 보이는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장비 뿐만 아니라 산업용 로봇과 이를 활용한 스마트 카페 및 레스토랑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수출의 가장 큰 비중(지난해 기준 19.8%)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 GP(글로벌파트너링)센터 설립 △53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 △반도체 펀드 3000억원 투자 △소부장 제품 실적 확보를 위한 3억원 규모 실증 지원 등이다.

이 장관은 "중소기업이 수출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무역금융, 수출마케팅, 해외인증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에 반도체 GP 센터를 오는 6월에 개소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현지 마케팅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P센터는 국내기업이 글로벌기업 소재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공유오피스)을 제공하고 현지 법인 설립 및 매칭 상담을 지원하는 해외 거점이다.

아울러 이 장관은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반도체 인력난 해소를 위해 '반도체 아카데미'를 오는 4월부터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53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은 반도체 소부장 운전·시설자금 대출금리 우대(최대 △1.0%p), 보증비율 우대(최대 100%) 등의 내용으로 시행된다.

이 장관은 반도체 장비 시찰에 앞서 비전세미콘의 '스토랑트'(스마트와 레스토랑의 합성어로 무인 로봇으로 운영되는 식당)를 방문해 로봇산업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이 장관은 "로봇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에 1900억원을 지원하겠다"며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있도록 수요기반 규제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통섭 비전세미콘 대표는 중소기업 혁신제품의 시범구매 확대, 해외판로 개척 지원 등을 이 장관에게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소관 공공기관에 혁신제품 의무구매를 준수할 것을 독려하겠다"며 "수출바우처, 지사화 사업(해외 지사를 설치할 여력이 부족한 수출기업의 해외마케팅을 무역관에서 전담) 등 다양한 마케팅 지원을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