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P 발행 정보 샅샅이 공개" 유동화증권 리스크 관리 강화

금융위원회

유동화증권 발행정보 공개가 의무화된다. 정보 공개 의무화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ABSTB(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 등 지난해 기업 자금조달 시장에서 문제가 됐던 비등록 유동화증권 발행이 보다 투명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자산유동화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자산유동화는 금융회사, 일반기업 등이 보유한 비유동성 자산을 시장에서 거래가 쉬운 증권으로 전환해 현금화하는 행위를 말한다. 자산보유자는 유동화전문회사에 보유자산을 양도하고 유동화전문회사는 이를 기초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한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유동화증권 전반에 대한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자산보유자의 위험 분담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자산유동화법에 따라 등록유동화(ABS) 시장과 자산유동화법 적용을 받지 않는 비등록 유동화(ABCP) 등의 시장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등록유동화 증권 발행금액은 44조원, 비등록 유동화증권 발행금액은 522조원으로, 비등록 유동화증권의 발행 규모가 훨씬 크다.


문제는 현행 자산유동화법에 따라 등록·공시되는 등록유동화와 달리, 비등록유동화의 경우 임의공시로 운영되고 있어 중요 정보가 누락되거나 부정확한 공시가 이뤄져 왔다.

비등록유동화증권은 구조화 금융의 특성상 내재한 위험이 크고 이를 파악하기도 어려운데 대부분 사모로 발행되고 있어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도 낮다. 무엇보다 등록 의무가 없어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법 개정으로 유동화증권 전반(등록+비등록)에 걸쳐 정보공개가 강화된다. 유동화증권 발행시 발행내역(발행금액·만기 등), 거래참여기관 정보(자산보유자·실질 자금조달자·자산관리자 등), 기초자산 정보, 신용보강 정보 등을 공개하는 증권 공시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공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공개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기초자산 부실 위험 관리를 위해 자산보유자가 발행금액의 5%에 해당하는 금액 범위에서 유동화증권을 보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유동화증권 발행금액의 100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최대 20억원)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이미 미국이나 EU(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국은 유동화증권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도입한 내용이다.

아울러 기업들이 편리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등록유동화 제도 문턱은 낮춘다. 현재는 등록유동화 증권 발행시 기업 신용도에 제한(BB등급 이상)을 두고 있어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있어도 신용도가 낮거나 없는 기업의 활용이 제한됐다.

앞으로 신용도 요건을 폐지해 다수 기업이 등록 유동화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유동화 대상자산과 구조도 다양화했다. 현행 유동화 대상자산은 '채권·부동산 기타의 재산권'으로 정의됐는데 여기에 '지식재산권' 등도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