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줏값 6000원 압박돼"..."성착취 사진으로 협박하는 추심도"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세종=유선일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물가·고금리로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여야의 질타가 쏟아졌다. 정부는 국민 부담을 고려해 상반기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와 재정준칙 도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국민 부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상황 등도 감안해 조정 수준과 시기 등을 검토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두텁게 해 나가겠다"며 "도로·철도·우편 등 중앙의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가격 인상과 관련해서도 업계협조를 당부했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주가격 6000원 시대가 도래해 서민과 직장인들에게 심리적 압박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소주 등 품목은 우리 국민들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물품"이라며 "물가 안정은 당국의 노력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가계 협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작년에 원료비·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좀 올랐고 올해 일부 세금 관련 물가 변동 요인이 있어 올린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도 "아직 업계에서 확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고금리로 고통받는 소외계층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계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액을 빌려주면서 성착취와 관련된 사진·전화번호가 담보가 되는 '성착취 추심'이 나타났다"며 "2~3금융권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다보니 중금리 시장이 싹 죽어있고 고금리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안 되니 이런 형태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은행 등 1금융권이 정책의 중심이 되고 대출금리가 5% 아래에 있는 제도권에 대해서는 횡재세 등을 논의하는 부분이 있지만 고금리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이 안 돼 이런 형태가 나타난다"며 "기재부 차원에서 우리 사회 최하단에 계신 분들이 금융에서 소외되는 문제를 (살펴봐달라)"고 지적했다.

재정준칙 도입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 논의도 이어갔다. 기재부가 당초 야당안보다 낮은 세액공제율을 제시하고 추후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해서 지난해 1000조원을 넘었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한국과 튀르키예(옛 터키)만 재정준칙이 없다"며 "우리도 빨리 (재정준칙을) 안 만들면 경제지진이 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등) 전략산업과 관련해서는 저는 평소 '세제혜택을 많이 줘도 된다', (세액공제율이) '정부가 내놓은 15%를 상회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주장도 했다"며 "그런데 정부가 8% 주장해놓고 결정한 지 나흘 만에 대통령이 부족하다 해 (결정을 뒤집고) 야당 탓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현행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는 지난해 말 대기업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높이는 조특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세제지원 추가 확대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이후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재정 건전성 문제 등을 들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국회가 관련 법안을 처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개정안을 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다.

추 부총리는 "법인세 인하가 논의될 때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투자지원 확대 세제를 추진해야겠다고 (기재부)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재정준칙 도입과 관련해서는 "재정준칙 법안도 빠르게 처리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