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새 수장' 김병준 "정경유착 우려?…고리 끊으러 왔다"

김병준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이 "전경련 위상과 역할을 제대로 정립하겠다"며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이라면 전경련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23일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추대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전경련 쇄신을 위한 재건 계획을 묻는 질문이 쏟아지자 "국민들로부터의 지지가 우선"이라고 반복했다. 국정농단 이후 대기업 위주의 이익집단이라는 '미운털'이 박힌 것을 의식한듯, 제대로 된 개혁을 위해선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한 것이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과거엔 정부와 정치권이 권력과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시민과 소비자가 힘을 가진 세상"이라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전경련 존재 이유인)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창달의 중요성을 함께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자신의 임기를 6개월이라고 스스로 정했다. 쇄신을 위한 미래위 운영과 차기 전경련 회장을 물색하는 것이 주된 임무인데, 반년안에 기업인 가운데 회장을 찾아 그들에게 자리를 돌려주고 나가겠다는 의지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스스로 시간을 설정해야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며 "전경련의 주인은 기업들인만큼,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돼 기업인들이 직접 운영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회장이 아닌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SK그룹 회장인만큼, '전경련도 위상을 회복하려면 그에 걸맞는 4대 그룹 영입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최재진 질문에는 "진행될 일을 여기서 얘기하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4대 그룹이 저절로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전경련을 바로 정립하겠다"고 답했다.


정치인 출신이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는 것과 관련한 정경 유착 가능성, 경제 관련 이력이 없다는 우려 등 본인을 둘러싼 걱정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정치적 커리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를 위해 할 일을 했다고 자랑스레 생각한다"면서도 "'전형적 정치인'이라는 일부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 34년간 공직한 학자다"고 말했다. 또 "자유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은 소위 말하는 정경 유착 고리를 끊는데서 부터 시작한다"며 "전경련이 과거 유착 고리있어서 고생한만큼, (나는) 그 고리를 끊으려 온 것.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관계 형성에 대해서는 "그간 정부와의 관계가 그렇게 좋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회복해나갈 것"이라며 "권력을 중심으로 밀착하면 유착이겠지만, 정책 관련해서 밀어줄 것 밀어주고, 지원해줄 것 지원해주면 그것은 협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것을 언급하면서 "경제에 관한 경력이 없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 청와대 정책실장 업무의 90%가 국가 경제 정책, 산업 정책을 다룬다"며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전경련에) 온다는 우려는 할 필요 없다. 늘 경제를 걱정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