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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규제에 규제 더해서야..정유업계 하소연

머니투데이
  • 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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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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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회사별로 매주 최종 소매 판매가격을 공개하는 업종이 있다는걸 소비자들은 알까. 하다 못해 새우깡 한 봉지 값도 팔리는 매장마다 다른 법인데, 전국 1만여개에 달하는 판매점이 매주 판매가격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업계가 바로 정유업종(주유소)이다. 석유시장이 자유화된 나라 중 개별 정유사 가격정보를 공개하는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미국은 아예 주유소에 대한 정유사들의 평균 공급가격을 집계하거나, 조사대상 정유사를 짐작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도록 EIA(에너지청)에서 감시하고 있다. 공개에 따른 부작용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사별 판매가격 매주 공개'를 결정할 당시에도 각종 국책연구기관에서 오히려 서로 가격을 확인해 따라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대법) 시행령 개정이 오는 24일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 테이블에 오른다. 정유업계 관심은 비상하다. 소매가격 주간 공개를 넘어 도매가격까지 공개하라는 내용이다. 현실화한다면 원가·마진이 백일하게 드러난다. 경쟁사별 판매전략도 사실상 강제 공유된다.

정유업계는 제도 자체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석대법엔 산업부장관이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판매가격을 공개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도매가격을 공개하자면 구매원가와 제반비용, 시장점유율을 위한 마케팅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이건 명백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석유시장 모니터링 기능을 높여 석유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각오다. 유류세 인하 등의 효과를 서민들이 체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별 도매가가 공개되면 유류세 조정분이 곧바로 반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거다.

정유업계는 유류세 인하분이 100% 즉시 반영됨을 정부가 이미 검증·확인했다고 설명한다. 정유업계 다른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분을 정유사가 마진으로 취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산업부 석유시장점검회의와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이미 문제 없음이 판단됐다"며 "오히려 유류세 인하 정책에 적극 협조한 정유업계에 추가 규제를 씌우는건 불합리하다"고 호소했다.

정유업계는 추가적 가격공개가 수출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기준 석유 수출은 629억달러(약 82조원)다. 반도체에 이어 2위 수출품목이다. 게다가 합리적 가격차별화는 자유시장경제체제의 기본이다. 경쟁이 약화하고 부당한 공동행위를 오인받기 좋은 상황이 된다면 결국은 시장이 교란되고 최종적인 피해는 소비자들이 보게 된다는 거다.

유류세 인하분이 누구 주머니에 들어갔는지를 따지다 보면 결국 정부는 소비자 직접환급이나 카드사 환급 등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몇 단계의 행정절차가 더 생긴다. 선진국들이 세지원하는 방식도 이런식이 보편적이다. 유류세를 내리면 주유소에서 뚝딱 가격이 내리는 방식은 우리에겐 당연하지만 따지고 보면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미 상당한 사회적·행정적 비용을 정유사들이 지고 있는 셈이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산업부의 정책은 시장경제 기능에 악영향을 주며, 현 정권의 기업정책과도 상충한다"며 "2011년 똑같은 제도가 과거에 시도됐다가 규개위 예비심사 전단계에서 철회됐던 상황을 행정부가 다시 잘 살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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