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TF 가동"...野, '울산 땅'으로 '이재명 리스크' 맞불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이 국민의힘 당권 유력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당 내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진상 규명에 나서는 한편 특별검사(특검) 추진도 검토한다. 김 의원이 유력 차기 당 대표로 떠오르면서 김 의원을 고리로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 맞불 공세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2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운하 의원을 단장으로 한 '김기현 진상조사단(TF)'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김기현 의원의 땅 투기 의혹과 권력형 비리에 대한 진상조사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특검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진상조사 내용을 보고 향후 추진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황운하·양이원영 의원 등 민주당 '김기현 진상조사 TF' 소속 의원들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마저 관련 의혹을 밝히라 공격하는 마당"이라며 "정당 간 투쟁, 공격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등 본질을 흐리지 말고 의혹을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당시 울산광역시 고문변호사라 KTX 울산역 유치운동과 노선 등 내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였다는 점 △KTX 역세권 땅을 구매하게 된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점 △김 의원 부지 개발에 도움되는 노선은 휘어서 통과하고 개발에 좋지 않은 송전선로는 휘어서 비껴간다는 점 등을 의혹으로 꼽았다.

또한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 시절 관련 수사를 다 받았고 문재인 정부가 본인을 죽이려고 영장 청구를 39번 했다고 주장한다"며 "이런 해명은 사실과 다른 점들이 확인돼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 "李 체포동의안 이미 부결은 확신…부결 후엔 '김·부·장' 주력"

향후 김 의원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의결 이후에도 대여(對與) 공세를 이어가기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부결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후 맞불을 놓으면서 당내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검찰이 성남FC와 위례·대장동 특혜 의혹에 이어 곧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 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사무총장은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당 전략에 대해 "먼저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 비리와 국정농단에 대해 당이 집중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주목할 의제로는 '김·부·장 비리(김기현, 윤석열 대통령 부인·장모)'를 꼽았다.

조 사무총장은 "무차별수사와 압수수색, 영장청구가 난무하는 공안폭군 속에서 오직 '김·부·장 비리'와 천공만 무풍지대"라며 "검사독재의 바람막이 앞에서 권력의 비리는 감춰지고, 국정농단은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김건희·대장동 양대 특검을 반드시 관철시키고 김부장 비리의 실체도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성남FC건과 대장동 관련 건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1원 한 푼 받지 않았고 구체적인 물증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많은 국민이 알고 있다"며 "최근에는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북측과 별도로 추진한 대북사업을 마치 이 대표와 연관있는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일 체포동의안은 압도적으로 부결되겠지만 (검찰이) 이후 쌍방울 건으로 우리 국민들을 대단히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며 "마치 이 대표가 유죄인 것처럼 뒤집어 씌우는 조작은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오는 27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앞서 이 대표에게는 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