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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마저 "저신용자 안 받아요"…'법정금리 20%'가 독 됐다

머니투데이
  • 황예림 기자
  •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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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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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돈 구할 곳 없는 서민들(下)

[편집자주] 생활이 팍팍해진 서민들이 금융회사를 찾지만 '문턱'이 높다. 소득이 적다는 이유로, 신용이 낮다는 이유로 돈을 빌리기 어렵다. 금리가 높아 돈을 빌려주기도 어렵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수백%의 이자를 내고 불법사채를 찾는다.


'법정금리 20%의 역설'…서민들은 왜 2금융권서 밀려났나


/사진=정서희 인턴디자인기자
/사진=정서희 인턴디자인기자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법정 최고금리 20%' 제도가 외려 서민들을 금융권에서 몰아내고 있다. 2금융권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가 오르자 법정 최고금리 때문에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는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못 박을 게 아니라 변동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 저신용자 대거 탈락…저축銀 대출 규모 3년 만에 첫 감소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1955억원 줄어든 115조28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에도 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0.17%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 대출 잔액이 감소한 건 2019년 3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2019년 3월 59조5480억원이었던 대출 잔액은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8월부터 116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저신용자가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대출 잔액이 정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월 신규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평점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지 않은 곳은 42.04%에 달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집계한 비중 대비 8.71%p(포인트) 높은 수치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신용자의 진입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다. 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고 한도를 줄였다. 한동안 토스 등 대출 중개플랫폼을 통한 접수도 받지 않았다.

◇ 법정 최고금리 20%가 서민 돈줄 막았다…"고정형 아닌 연동형으로 바뀌어야"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이런 상황이 연출된 배경에는 법정 최고금리 제도가 있다. 법정 최고금리는 2021년 7월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졌다. 당시 서민의 이자 부담을 줄이자는 명목으로 최고금리를 낮췄는데 금리 상승기가 되자 되려 서민의 돈줄을 막았다.

실제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5.82%까지 치솟으며 같은해 1월 대비 2배 넘게 급등했다. 반면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같은 기간 14.68%에서 16.65%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제한돼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만큼 뛰지 못한 셈이다.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한 저축은행은 부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결국 저신용자의 유입을 막는 길을 택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처럼 예대마진이 줄어든 상황에서 저신용자의 연체 위험까지 떠안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우량한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을 운용하고 저신용자 고객에겐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출을 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저신용자를 불법사채시장으로 내몰지 않으려면 법정 최고금리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가 낮을 때 법정 최고금리가 정해졌는데, 지금은 금리가 3%를 넘어간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최고금리를 20%로 고정하는 것보단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저신용자의 제도금융권 탈락은 법정 최고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출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미국 일부 주처럼 시장금리와 법정 최고금리를 연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 최고금리가 올라가면 금리 인상기에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취약층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긴급생계비 100만원 당일 대출"…벼랑끝 서민들 돕는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 연체 이력이 있어도 당일에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는 긴급생계비 대출 상품이 이달 나온다. 또 만 34세 이하 청년만 활용할 수 있었던 신속채무조정 특례 프로그램은 모든 연령으로 확대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을 통해 이달 말 긴급생계비 대출을 출시한다. 긴급생계비 대출은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점수 하위 20%인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대부업체에서도 거절당하는 취약차주가 불법 사금융으로 빠지거나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걸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상품이다.

연체 이력이 있어도 이용 가능하며, 신청 당일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주요 특징이다. 최초 50만원 대출을 받은 뒤 6개월 이상 성실히 상환하면 추가로 50만원을 더 빌릴 수 있다. 다만, 의료·주거·교육비 등 특정 목적의 자금이 필요한 경우라면 한 번에 100만원까지도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최초 대출시 연 15.9%가 적용되지만, 연체 없이 성실 상환하면 최저 9.4%까지 낮아진다. 최초 대출 이후 6개월 주기로 연 3%포인트(p)씩 줄어드는 방식이다.

불법사금융
불법사금융

금융당국은 취약차주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서민금융상품도 보강한다. 우선 이달부터 만 34세 이하 저신용 청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신속채무조정 특례 프로그램을 전 연령층으로 확대한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 중인 신속채무조정은 채무 연체 기간이 30일 이하거나 아직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과한 채무 부담을 지고 있는 차주에게 최장 10년 한도로 상환 기간을 연장하거나 최대 3년간 상환을 유예해 주는 제도다. 특례 프로그램은 이에 더해 실직, 재난 피해 등으로 형편이 어려워진 이들을 위해 약정 이자를 기존보다 30~50% 낮춰준다.

정책 서민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최저신용자를 위한 특례보증은 올해 2800억원 규모로 공급된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신용점수 하위 10%면서 연 소득 45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최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든 상품인 만큼 기존 정책서민금융인 햇살론 심사에서 탈락했거나, 연체기록이 있는 차주도 이용할 수 있다. 상환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최초 대출시 500만원 이내에서 차등 지원되며 6개월 이상 정상적으로 상환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에게 대출 형식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식비, 의료비, 월세 등 생계문제를 대출로 도움을 주는 건 한시적 방편에 불과하다"며 "나중에 돈을 못 갚으면 서민들에게 더 큰 짐이 될 수 있으니, 이런 문제는 근본적으로 복지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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