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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2조원 팔아치운 외국인…SVB 후폭풍, 코스피 강타

머니투데이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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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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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후폭풍이 뒤늦게 아시아 증시를 뒤흔들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원 어치가 넘는 선·현물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증시가 과한 기대감의 되돌림 과정에 있다며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1.63포인트(2.56%) 하락한 2348.97에 거래를 마쳤다. 0.82%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 점차 낙폭을 확대하면서 장대음봉을 그렸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9월26일 3.02% 하락 이후 최대다.

외국인은 선·현물 시장에서 2조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6383억원, 코스피200 선물은 1조411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선물 순매도 수량은 1만8332계약으로 2010년 1월22일(2만745계약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나왔다.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5669억원, 232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 (72,000원 ▲1,100 +1.55%)SK하이닉스 (115,400원 ▲5,700 +5.20%)는 1분기 어닝 쇼크 우려가 커지며 이날 각각 1.6%, 3.8%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 (609,000원 ▲18,000 +3.05%), 현대차 (197,100원 ▲400 +0.20%), NAVER (200,500원 0.00%), 카카오 (56,400원 ▼100 -0.18%), POSCO홀딩스 (394,000원 ▲6,000 +1.55%) 등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2~3%대 하락 마감했다.

SVB 파산 사태 이후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국내 은행주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제주은행(-8.54%), JB금융지주(-5.43%), DGB금융지주(-4.91%), BNK금융지주(-4.02%) 등 지방은행 위주로 낙폭이 컸다.

코스닥 지수는 4% 가까이 급락했다. 전일 대비 30.84포인트(3.91%) 하락한 758.0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47억원, 2607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5100억원 순매수하며 물량을 소화했다.

종목별로는 에코프로(2.6%), 에스엠(1.8%), JYP Ent.(0.5%), 성일하이텍(0.4%)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그 동안 상승세가 이어졌던 에코프로비엠(-3.2%), 천보(-7.6%), 엘앤에프(-3.8%), 솔브레인(-6.7%), 나노신소재(-4.3%) 등 2차전지 업종에서 대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급락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하락 종목수는 1431개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안정세를 찾는 듯 했던 환율도 하루만에 다시 반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3원 오른 1311.1원에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 역시 대부분 약세였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일 대비 610.92포인트(2.19%) 하락한 2만7222.04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72%, 대만 가권은 1.29% 하락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홍콩 항셍 지수는 전일 대비 2.32% 하락 중이다.

SVB 파산의 여파가 전반적인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크게 약화시켰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SVB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나타나자 미국 금융당국은 신속하게 파산 결정을 내리고 전액 예금자 보호 조치를 취했다. SVB 파산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당국의 신속한 조치에 시장은 안도했지만 영향은 길지 않았다. 금융주 비중이 높은 유럽 증시는 전날 2~3%대 급락했다. 스위스 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9.58% 하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 유럽 증시가 은행주 중심으로 낙폭을 키우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 가격은 급등했다. 지난 8일 5%를 넘었던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불과 5거래일만에 3.9%대까지 10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4%를 상회했던 미국채 10년물도 단숨에 3.5%대로 떨어졌다. 채권 금리의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증시 급락은 시장의 과도했던 기대감이 되돌림하는 과정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경기 연착륙 혹은 노랜딩(경기의 지속적인 상승) 기대까지 나왔지만 SVB 파산을 계기로 이런 시스템 리스크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SVB 파산에 관한 미국 당국의 조치는 리스크를 막는 것이지 부양 의지를 보여준 것이 아닌데 시장은 과한 기대를 하고 전날 반등한 것"이라며 "과도한 반응에 대한 되돌림 과정에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진 외국인 매물이 나오며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우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현재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 전년 대비 상승률 전망치는 6%로 1월(6.4%)보다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가 예상대로만 나와준다면 투자심리는 다소 회복될 수 있다.

문제는 물가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다. 물가를 잡기 위해선 강력한 긴축이 지속돼야 하지만 이 경우 SVB 사태와 같은 금융시장 리스크는 더 커진다. 연방준비제도 입장에서는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고물가는 지속되면서 경기는 위축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증시 변동성은 이어지겠지만 현 시점에서 급격한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변동성이 커질 경우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인 만큼 관망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며 "변동성이 커진다면 테마나 업종보다는 시총 상위 대형주 중심으로 분할 매수 하는 전략이 또 다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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