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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액셀 헷갈려 '쾅'…고령자 교통사고 대책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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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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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운전대 못 놓는 노인들(下)

[편집자주] 전북 순창에서 70대 운전자가 조작 미숙으로 큰 사고를 냈다. 사상자가 20명이나 된다. 최근 이 같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당국과 산업계, 당사자인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령자 교통사고 어쩌나…경찰 조건부 면허제 만지작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늘면서 경찰이 고령자 조건부 면허제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정 나이가 넘으면 시간대나 장소 등을 한정해 운전면허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이런 제도를 시행 중이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건부 면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지난해부터 연간 12억원씩 총 36억원을 투입해 외부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2024년까지 연구 검토를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본격 도입한다는 목표다.

고령자 조건부 면허제도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금지, 최고속도 제한, 첨단 안전장치 부착 등 조건을 부여해 운전을 허용하는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2024년 말 연구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공청회를 진행하고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고령화 사회가 현실화하면서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 수는 최근 4~5년 사이 빠르게 늘었다. 2021년 말 기준 운전면허를 보유 중인 만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402만여명으로 2017년 말 280만여명보다 43% 증가했다. 지난해 2월 발표된 국회입법조사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이면 전체 고령인구의 절반가량인 498만명이 운전면허 소지자일 것으로 예측된다.

경찰과 함께 고령 운전자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고령 운전자의 이동 편의성과 안전운전 관리 사이에서 적절한 방안을 찾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령자 조건부 면허 방안으로는 △집에서 반경 50~100㎞ 범위에서만 운전을 하도록 하는 방안 △주간에만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를 설치한 차량에 한해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인구고령화 문제를 먼저 경험한 해외 선진국에서는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이미 적용한 곳도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는 고령자가 이론 교육과 도로주행시험을 이수했을 경우 자택 주변 병원, 교회, 커뮤니티 센터 주변을 운전할 수 있는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한다.

독일에서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운전자에게 맞는 맞춤형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한다. 야간 눈부심 등으로 운전이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주간 운전만 허용하고 장거리 운전이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자택에서 반경 몇 ㎞ 이내에서만 운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급발진방지장치를 장착한 차량에 한해 고령자의 운전을 허용한다. 급발진방지장치는 운전자가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엑셀 페달을 밟았을 때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주는 장치다.

한 교수는 "정상적인 운전면허 적성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안전한 운전을 담보할 수 있는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면 운전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간운전금지·첨단장치 의무화' 고령 운전자 운전사고 막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송파소방서 대원들이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도로에서 발생한 차대차 교통사고 현장에서 탑승자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송파소방서 제공) 2023.02.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송파소방서 대원들이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도로에서 발생한 차대차 교통사고 현장에서 탑승자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송파소방서 제공) 2023.02.24.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늘어나면서 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안전대책이 요구된다. 고령운전자들의 시야, 반응속도 등 운전 특성을 감안한 도로구조 설계부터 차량에 첨단사고방지장치를 장착해 사고 위험을 줄이는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된다. 정부는 고령운전자의 야간운전을 금지하고 면허 갱신기간을 단축하는 등 운전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조건부 면허제' 도입을 추진한다. 조건부 면허는 고령운전자의 운전능력을 평가해 야간·고속도로 운전 금지, 속도제한 등을 조건으로 발급되는 운전면허다. 내년까지 관련 연구·용역을 마치고 세부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는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운전자에게 10만~50만원의 교통카드 또는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고령운전자 운전면허증 반납제도'만 운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고령자 차량에 운전을 '보조'할 수 있는 '첨단안전지원장치(ADAS)'를 장착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농어촌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이륜차·농기계에 사고 자동감지 시스템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기존 버스나 중대형 트럭에만 장착이 의무화 되던 '비상자동제동장치(AEBS)'를 초소형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으로 의무대상을 확대했다. 새롭게 출시되는 신규 차량모델은 올해 1월부터, 기존 판매 중인 모델은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고령운전자들이 ABES가 장착된 차량에 한해서 운전을 허용하는 '한정 면허' 제도를 도입했다. AEBS 장착 차량을 고령자가 구입하는 경우에는 비용을 지원한다.

◇ 택시·화물차기사 등 고령 운전자 검사기준 강화…색깔유도선·노면표시 도입 등 도로설계 개선

브레이크 액셀 헷갈려 '쾅'…고령자 교통사고 대책 카드는

택시·화물차기사 등 고령 운수종사자에 대한 운전자격 검사기준은 강화한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은 65세 이상 택시기사 등의 자격유지검사를 시행 중이다. 다만 부적합 판정을 받아도 횟수 제한없이 재검이 가능해 합격자비율이 99.3%에 달한다. 아예 검사를 받지 않은 미수검자에 대한 처분 규정도 없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운전자격 검사기준이 강화되면 탈락 비율이 25%선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도로구조를 고령자에게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해 추진한다. 국토부는 앞서 2020년 '고령자를 위한 도로설계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고령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를 계획할 때 적용하는 설계 기본사항에 대한 지침이다. 지역별 도로관리청이 판단해 고령자를 고려한 도로를 계획할 때 적용한다.

지침을 적용한 교차로에서는 좌회전 시 반대편 차량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분리형 좌회전차로가 설치된다. 또 교차로를 사전에 알아채기 위한 반응시간을 6초에서 10초로 상향 설정된다. 차선이 직진에서 갑자기 좌회전으로 바뀌는 구간 등 즉각적인 상황 판단이 어려워 교통사고가 예상되는 도로에는 노면표시, 노면색깔유도선, 차로지정표지판 등이 적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운전자로 교통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고령자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대책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으로 고령운전 문제 해결? "아직 멀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임세영 기자 =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캐터필러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초대형 트럭을 둘러고 있다. 2023.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임세영 기자 =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캐터필러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초대형 트럭을 둘러고 있다. 2023.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면 고령 운전자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수준의 자율주행이라면 운전자의 인지 능력 등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완전자율주행 수준까지 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노인들이 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공학회는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 0에서 5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에서 고령 운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은 레벨4부터다. 레벨4 자율주행은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주행 제어와 책임 모두가 시스템에 있다. 운전자 개입은 대부분 불필요하다.

현재 보편적으로 운전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주행보조장치는 레벨2에 해당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은 '위험 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하는' 레벨3 문턱에 발을 내딛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기아의 전기차 신차 EV9과 제네시스 연식변경 모델 G90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지난해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에, 스웨덴 자동차 회사 볼보는 EX90 등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해 현지 출시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풀 셀프 드라이빙(FSD) 시스템은 레벨2와 레벨3 사이에 있다.

업계에서는 고령 운전자에게 필요한 레벨4 수준은 아직 갈길이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완성차 업체나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자율주행에 과감하게 투자해온 업체들도 속도조절을 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자율주행 합작회사 아르고AI(Argo AI)의 폐업이다. 아르고AI는 2016년 설립된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한때 기업가치가 70억 달러에 달할 만큼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회사 설립 6년만에 문을 닫았다. 당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아르고AI에 투자했을 때만 해도 2021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 역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웨이모는 올해 들어 전 직원의 8%인 209명을 줄인다. 자율주행 기술을 가장 과감하게 도입하던 테슬라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의 결함으로 36만대를 리콜해야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까지 갈길이 먼 상황"이라며 "최근 경기 침체로 투자 여력까지 줄어들면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데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이 개발된다고 해도 초기에 노인들이 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사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현 상황에서는 고령 운전자 문제는 기술보다는 제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늘어나는 고령운전 車사고···보험사도 머리 싸맸다





브레이크 액셀 헷갈려 '쾅'…고령자 교통사고 대책 카드는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증가는 자동차보험을 파는 손해보험사들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아직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갈수록 고령화되는 사회구조를 감안하면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70세 이상 운전자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체 평균 대비 2~3%p(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4대 손보사(삼성화재 (202,500원 ▼5,500 -2.64%)·현대해상 (33,100원 ▼1,050 -3.07%)·DB손해보험 (70,900원 ▼2,000 -2.74%)·KB손해보험)의 손해율은 일반적으로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이다. 통상 1~2%p 차이로 자동차보험 영업 관련 흑자와 적자가 나뉘는 상황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손해율 차이라는 게 손보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고령운전자의 비중이 높지 않다. 전체적인 손해율이나 순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증가는 일부 세대의 문제가 아닌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사회 구조가 급격히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어서다. 머지 않아 노인 운전자가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주요 계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70세 이후 교통사고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위험도는 교통사고 건수 대비 인명피해 수준(부상 신고자, 경상자, 중상자, 사망자)에 가중치를 부여해 모든 사고 심각도를 부상 신고자로 환산해 비교하는 개념이다.

지난해 9월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60~64세의 교통사고 위험도 수치는 15.2였다. 65~69세도 16.0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70~74세가 되면 교통사고 위험도가 16.94로 울라가고, 75~79세가 되면 18.81로 급격히 뛴다. 80~84세가 되면 23.18로 악화되고, 85~89세의 교통사고 위험도도 26.47에 이른다.

교통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시력저하·안과질환 △청력저하·이비인후과질환 △순환계질환 △신경계질환 △근골격계질환 △정신계질환 등의 발병률이 해당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점이 교통사고 위험도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현재 일부 손보사들은 65세 이상 고객이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인지기능 검사 조건을 충족하면 5%가량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통계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60~70세까지의 규제는 완화하고 70세 이후 운전 안전대책은 보다 기준을 높여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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