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법인 자금 횡령·뇌물' 락앤락 김준일 전회장, 첫 공판 불출석

/사진=대한민국 법원

동남아 법인 자금 횡령과 해외 공무원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락앤락의 창업주 김준일 전(前) 회장이 첫 공판에 불출석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 심리로 열린 업무상 횡령 등에 대한 1차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여러 사업 때문에 1년의 상당 기간을 베트남에 체류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출석하지 못해 대단히 송구하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의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혐의가 업무상 횡령과 국제상거래 관련 뇌물방지법 위반 등이 있다"면서 "(공소사실에) 뇌물을 받은 상대방과 전달 방식 등이 전혀 안나온다.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상대가 누구인지, 정확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 전달했는지 특정돼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확보된 증거만으로도 공소 유지는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불특정한 부분을 정확히 명시해달라"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14일 공판을 열기로 했다. 검찰과 법무부가 베트남 사법당국과 진행중인 공조 수사 일정을 고려해 정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토록 해달라"라며 "기일 변경 필요성이 있으면 미리 서면을 제출해달라"고 변호인에 당부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김 전 회장을 업무상 횡령,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김 전 회장은 2013년 7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공사비를 과다계상해 107만 달러(약 14억4000만원)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기간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베트남 세무 공무원들에게 3차례에 걸쳐 9만1537달러(약 1억2000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도 있다.

락앤락은 1978년 김 전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밀폐용기가 대표 제품이다. 2000년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현지 공무원에 대한 로비 의혹 등에 휩싸이자 김 전 회장은 2017년 본인의 지분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모두 매각하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