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법' 볼멘소리에…美 "미국기업도 같은 조건"

라민 툴루이 미국 국무부 경제기업 담당 차관보의 15일(현지시간) 브리핑 모습/사진=유튜브

미국 정부가 반도체과학법(이하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요건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도 똑같이 적용받는 것이라며 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라민 툴루이 미국 국무부 경제·기업 담당 차관보는 15일(현지시간) 관련 브리핑에서 "한국과 대만,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들이 보조금 지급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하는데 이런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브리핑은 미국 국무부 유튜브 공식 채널에 게재됐다.


툴루이 차관보는 "반도체법의 일환으로 보조금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은 상무부"라면서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반도체법 보조금에 대한 접근과 다양한 지침의 적용은 보조금을 신청하는 미국 기업과 외국 기업에 동등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과도한 보조금 지급 요건을 제시해 대미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반도체나 청정에너지 등 최근 다양한 종류의 투자가 발표되고 있다는 것은 투자처로서 미국의 매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무부가 2월 말 공개한 반도체법 지원 조건과 지침은 외국과 미국 기업 모두에 적용되는 신청 절차와 제약을 설명한 것으로, 그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또 툴루이 차관보는 반도체법의 목표는 다양하고 안전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달 개최된 한국·미국·일본·대만 4개국의 반도체 협의체인 '팹4'(혹은 칩4) 논의 내용과 관련해 각국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정보 공유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맹과 우리의 정책이 서로 어긋나게 작동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민간에 대한 보조금 경쟁 같은 상황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이는 안전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라는 목표를 진전시키는 것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국내외 기업들에 반도체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 정부에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초과 이윤을 미국 정부와 공유하며, 중국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는다 등의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