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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배신하면 망하는 시대 끝"...쿠팡으로 위기 극복한 사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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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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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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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식품 생산 공정을 살피고 있다/사진제공=한우물
직원들이 식품 생산 공정을 살피고 있다/사진제공=한우물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의뢰해 만든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중소기업들의 신성장 루트가 되고 있다. 과거엔 값싸고 품질이 좋아도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외면하면 판로가 없었지만 쿠팡과 같은 e-커머스가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대체해 나가면서 활로가 뚫렸다는 분석이다.


락스로 대기업 넘어 '쿠팡 1위' 베스트셀러 제조사된 성진켐


"대기업 배신하면 망하는 시대 끝"...쿠팡으로 위기 극복한 사장님들
쿠팡이 신세계, 롯데와 같은 전통 유통그룹에 대적할 만큼 성장하면서 쿠팡의 PB상품을 제조하는 기업들도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매출이 3년 만에 수배에서, 많게는 십여배까지 뛴 기업들도 있다. 세제 생산 기업 성진켐도 그중 하나다.

성진켐은 2013년부터 업소용 대량 세제를 만들어 납품하던 회사였다. 2019년 쿠팡에서 가정용 제품을 만들자는 제안을 받고 가정용 세제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쿠팡의 자체브랜드 '탐사'를 붙이고 판매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19년 첫해 3억 5000만원이던 매출액은 작년에 60억원으로 커졌다. 3년 만에 17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김난희 성진켐 부사장은 "코로나19 때 가계들이 문을 많이 닫았다"며 "이전까지 우리는 업소용 제품을 주로 생산했기 때문에 쿠팡을 만나 온라인시장으로 진출하지 못했다면 공장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진켐의 '탐사' 제품은 쿠팡 내에서 주방세제 부문 판매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락스는 쿠팡 내 판매율 1위다. 락스로 유명한 유한락스는 3.6L에 9640원인데 반해 성진켐 제품은 12L에 9640원이다. 쿠팡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저절로 1등으로 올라섰다. 판매량이 늘면서 200평짜리 새로운 생산시설을 지었다.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40억원 정도를 투자해 생산자동화 설비도 준비중이다. 직원은 20명에서 40명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화장품 업계에서도 제품생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대기업이 70% 이상 독점하고 있는 세제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그동안 상품을 납품할 수 있는 시장은 다이소 밖에 없었다"며 "그마저도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 능력도 없고 브랜드 파워도 밀리는 중소기업은 사실상 쿠팡과 같은 유통채널이 없었으면 시장진출이 어렵고 진출했다 하더라도 살아남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장 커지니 직접 만들더라..." 대기업 배신 이겨낸 '한우물'


"대기업 배신하면 망하는 시대 끝"...쿠팡으로 위기 극복한 사장님들
냉동밥 전문업체 '한우물'은 대기업의 배신으로 인한 위기를 쿠팡으로 극복한 사례다. 영농조합법인으로 시작한 한우물은 2008년 식품제조가공업으로 업종을 변경하고 이듬해부터 냉동볶음밥 제조 공정을 신설했다. 2009년부터 주문자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내노라하는 국내 대기업에 냉동볶음밥을 생산, 납품했다.

하지만 냉동밥 시장이 커지자 2016년부터 한우물과 거래하던 여러 식품 대기업이 차례차례 거래를 끊고 자체 공장을 차렸다. 2012년 88억원 수준이던 냉동볶음밥 시장 규모는 2020년 1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거래가 끊기자 회사는 휘청거렸다. 전체 매출의 3분의 1이 줄었다. 류영환 한우물 영업부장은 "대기업에 배신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우물은 쿠팡의 PB상품인 '곰곰'의 냉동볶음밥 생산을 맡으며 더 크게 성장했다. 매출은 입점 첫해인 2019년 1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00억원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곰곰 새우볶음밥, 곰곰 낙지볶음밥 등 주요 제품이 한달에 12억원치씩 팔리고 있다.

매출이 늘자 생산공장을 2개 신설했고 직원은 200명 추가고용했다. 류 부장은 "PB방식으로 판매를 하면서 OEM방식으로 판매할 때보다 유통과정이 한 곳 더 줄어들었다"며 "대기업과 품질은 같지만 더 싼 가격에 팔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쿠팡 입점 이후 더 이상 대기업으로부터 휘둘리지 않게됐다"며 "쿠팡이 판매를 맡아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믿고 꾸준히 생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깐깐한 기준 맞췄더니...배민·컬리서도 러브콜


팜앤들 직원들이 밀키트 포장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팜앤들
팜앤들 직원들이 밀키트 포장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팜앤들
밀키트 전문 제조업체 팜앤들 역시 쿠팡 PB상품 제조를 하면서 3년만에 매출이 7배 이상 성장하고 다른 유통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귀한 몸이 됐다.

2017년 밀키트 유통업체로 출발한 팜앤들은 2019년부터 밀키트 제조업체로 업종을 바꾸고 2020년부터 쿠팡의 밀키트 '곰곰'을 만들어 납품했다.

밀키트는 코로나19 유행이후 '집밥' 열풍이 불면서 CJ제일제당, 롯데, 풀무원 등 대기업이 대거 진출한 분야다. 팜앤들은 다양한 대기업 상품군 속에서 지난해 59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대표상품인 곰곰 전통 순두부찌개와 짬뽕 순두부찌개 세트는 한달에 1억5000만원씩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처음에 쿠팡이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는 게 쉽지는 않았다. 쿠팡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실사를 나오고 위생상태나 설비상태를 점검했다. 김정호 팜앤들 대표는 "쿠팡에서 법적으로 위법한 부분은 없는지 체크하고 납품시에는 거의 전수조사 하는 느낌"이라며 "대파 하나만 상태가 안 좋아도 입고를 거부 당하다보니 품질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쿠팡의 까다로운 기준이 자신들의 경쟁력을 키워줬다고 한다. 김 대표는 "쿠팡에서 성공한 이후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 다양한 채널에 우리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며 "쿠팡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높다보니 다른 업체의 기준을 맞추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PB상품에 대해 정책당국이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김 대표는 "쿠팡이 우리처럼 영세한 업체가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줬다"며 "규제중심의 정책환경이 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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