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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컨피던스 크라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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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재 미국 가드너웹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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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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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자산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급물살같이 진행되는 예금 인출사태를 막고 자산과 부채를 신규로 설립되는 가교은행으로 이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긴급조치로 큰 불이 진화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지 않아 자산규모 29위의 시그니처은행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했다.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동부 뉴욕까지 예금자 러시의 불길이 번졌다. 위기감을 느낀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는 긴급회의를 갖고 전례 없는 은행 구제책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은행의 파산을 시스템적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예금보호한도인 25만 달러를 넘어 모든 예금의 지급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준은 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무제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 발표했다.

그런데도 위기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유럽으로 확산했다. 15일 세계 9대 투자은행인 크레이트스위스의 부도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추가 자본 투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긴급대출로 간신히 부도 위기를 넘겼다.

다음날 위기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자산규모 14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부도 가능성으로 은행주 주가가 급락했다. 정부의 주선으로 JP모건 등 4대 은행이 각각 50억 달러, 기타 7개 은행이 10억 달러 이상씩 예치하기로 하면서 주가는 급반등했다.

그러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시장을 잘 읽기로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는 '위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1907년 뱅크 패닉을 비롯해 신용 위기가 발생할 때 JP 모건이 개입하면 위기가 끝나고 주가는 반등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이번에는 틀렸음이 드러났다. 17일 아침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다시 25%가 넘게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 정부와 연준의 전례 없는 유동성 보장과 대형은행의 공동 구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도 나쁘지 않고 고용시장도 견조하며 여신 연체율도 낮은데 왜 은행산업의 위기는 지속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번 은행위기를 겪는 과정에 진행된 은행들의 행동 패턴을 보면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짐작할 수 있다.

김성재 美 가드너웹대 경영학 교수
김성재 美 가드너웹대 경영학 교수
우선 은행들은 비도덕적이고 무능력하며 리스크 테이킹에만 뛰어난 다수의 은행들에 대하여 깊은 불신감을 가지고 있다. 크레이트스위스는 무분별하게 레버리지를 올려 파산한 그린실과 아케고스에 거액을 투입했다가 큰 손실을 자초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도 스타트업과 가상자산에 특화하며 은행 본연의 위험관리를 등한히 하다 위기를 맞았다.
무엇보다 파산 직전 이 은행 경영진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빠져나와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 있다.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지면서 은행 사이에 서로를 믿지 않는 신용위기(confidence crisis)를 겪고 있다. 위기에 처한 은행에 자본 투입을 꺼리고 제대로 된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상호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은행 위기가 쉽사리 끝나지 않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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