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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등에 업은 中 로봇, 韓 점령…토종기업 힘 못 쓰는 이유

머니투데이
  •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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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3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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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로봇가전 기업들이 안방에서 중국 기업들에 시장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예전처럼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공세에 밀린 게 아니다. 중국 제품들 성능이 준수하고 고가 프리미엄 제품도 꾸준히 나온다.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 재정 지원의 영향으로 분석되는데 로봇가전 기술이 앞으로 자율주행 AI(인공지능) 등 고부가 산업의 기초라서 토종 기업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성비' 저가 공세는 옛말...中 정부 지원에 수입품 성능↑


브이디컴퍼니가 유통하는 중국 푸두테크놀로지의 푸두봇./사진제공=브이디컴퍼니.
브이디컴퍼니가 유통하는 중국 푸두테크놀로지의 푸두봇./사진제공=브이디컴퍼니.
최근 서빙로봇을 도입하는 외식업체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로봇산업협회는 국내 서빙로봇 시장의 최소 70%, 로봇청소기 시장의 최소 33%를 중국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서빙로봇은 국내 총판이 들여와 일부 개조하지만 결국 하드웨어와 기본 소프트웨어는 중국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우아한형제들에서 분사한 비로보틱스의 '배민로봇S'는 중국에서 수입해 국내 식당에 맞게 개조한 로봇이다. 국내 서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브이디컴퍼니는 중국 푸두테크놀로지(PuduTech, 普渡科技) 로봇을 수입해 유통한다.

로봇 청소기도 중국 제품이 많이 팔린다. 물걸레질과 빗자루질을 한번에 하는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을 보면 중국기업 로보락이 시장의 45%를 차지해 점유율 1위다. 샤오미, 에코백스 등도 점유율을 빠르게 키운다. 전체 시장을 보면 삼성전자 점유율이 가장 높고 로보락이 2등이다. LG전자와 국내 기업 에브리봇을 앞섰다.

중국 로봇의 인기는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전략 때문이 아니다. 중국 로봇의 성능이 국산에 뒤지지 않는다. 업계에서 "성능이 준수한 수준을 넘어 중국산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표적으로 브이디컴퍼니의 푸두봇은 국산 로봇들보다 먼저 흘리는 것 없이 국물과 음료를 운반했다. 푸두봇은 하위 제품이다. 상위 제품 벨라봇은 손님이 음식을 꺼내면 주방으로 자동 복귀한다. 안내·홍보·서빙이 가능한 케티봇도 있고 퇴식 전용 로봇 홀라봇도 있다.

중국산 프리미엄 로봇청소기도 꾸준히 나온다. 먼지통 비우기, 물걸레 세척을 자동으로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앞에 카펫이 있으면 물걸레를 스스로 들어 올리거나 대화형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제품도 있다.


성능 좋고 가격도 싼 중국 로봇...미국은 '관세'로 자국산업 보호하는데


라이다, 3D카메라를 활용한 알지티의 자율주행 기술./사진제공=알지티.
라이다, 3D카메라를 활용한 알지티의 자율주행 기술./사진제공=알지티.
그렇다고 국산 로봇가전이 성능 면에서 뒤처지지는 않는다. 국산 서빙로봇 알지티 써봇(Sirbot)은 센서 '라이다(Lidar)'에 3D 카메라를 달았다. 자율주행 기능이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고객이 테이블을 옮기면 옮긴 위치를 찾아가고 앞에 장애물이 있으면 피한다. 상당수 중국 서빙로봇은 비싼 라이다 대신 테이블 위 천장에 마커를 달아 로봇을 유도한다. 써봇처럼 주변 환경에 유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산품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중국 제품들이 시장을 선점했고, 부품 교체 등 사후관리(AS) 시스템도 갖춰서 시장을 새로 뚫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가격'이다. 중국 제품은 대체로 싸다. 알지티 써봇의 한달 최대 대여료는 39만원이고 브이디컴퍼니 '다이렉트299'는 29만9000원이다.

로봇 업계는 중국산이 전반적으로 국산보다 30%가량 가격이 싸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중국산 로봇에 25% 관세를 부과해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 한국은 이 같은 보호장치가 없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중국제조 2025년 계획'을 발표하고 로봇을 10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정해 막대한 지원을 했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지방정부도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해 입주 기업들에 시설 투자금을 환급하고 매출만큼 보조금을 얹어준다.

2020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1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제4회 판교 자율주행 모빌리티쇼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통한 음식 서빙이 시연되고 있다./사진=뉴스1
2020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1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제4회 판교 자율주행 모빌리티쇼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통한 음식 서빙이 시연되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 정부의 보조금 지원은 제조업체의 생산이 아니라 구매 지원에 맞춰져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으로 구매처가 신청하면 로봇을 보급해준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스마트상점 기술 보급 사업'으로 구매처가 로봇을 구매하면 금액의 70%, 최대 1500만원을 지원한다.

국내 기업 로봇만 보급하거나, 구매금을 지원해주지는 않는다. 국내 로봇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이 중국 기업으로 흘러 들어간다"며 "시장 내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산자부와 중기부는 정부 보조금 지급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 있어서 국내 기업만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서빙로봇과 로봇청소기에 쓰이는 △시각이해 △상황이해 △인지컴퓨팅 AI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정해 R&D(연구·개발)를 하면 중소기업은 최대 40%,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최대 30% 세액을 공제해준다. 하지만 한 서빙로봇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받는 지원과 비교하면 지원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R&D 비용, 인건비·관리비 등 고정 비용 등을 직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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