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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에 국내 은행 "장기채 줄여라" 유동성 관리 강화

머니투데이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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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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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장기채 매입 제한·대출 건전성 모니터링 강화
LCR·NSFR 등 유동성 규제 비율 넉넉히 충족 계획

SVB 사태에 국내 은행 "장기채 줄여라" 유동성 관리 강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계기로 국내 주요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유동성 관리를 강화했다. 만기가 긴 채권을 매입하지 않거나 기존 유동성 규제 관련 지표를 금융당국 기준보다 여유있게 관리하는 등 방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SVB 사태 직후 내부 유동성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당장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지만 시스템 리스크 등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한다는 취지다.

A은행은 SVB 사태 이후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금융기관과의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은행간 대여, 파생거래, 매입외환 등을 하지 않는다. 만기가 긴 국내외 장기 채권 매입에도 한시적으로 제한을 두기로 했다. 현금화가 용이한 고유동성 자산을 우선 보유한다는 방침이다.

B은행은 보유 채권 만기를 축소하는 한편 분산 조달을 통해 만기를 분산하고 재조달 리스크를 경감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동성 관리 정책을 세웠다. 외화유동성 관리를 위해선 만기 도래 차입금을 선조달해 차환 리스크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5대 은행은 공통적으로 기존 유동성 규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원화·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외화가용유동성 등을 넉넉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LCR과 NSFR은 향후 예상되는 자금 유출 규모를 은행이 감당할 수 있는지 보는 지표다. 각각 단기, 중장기 유동성 지표로 여겨진다.

대출 건전성도 더 엄격하게 관리한다. 대출채권 부실을 예방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C은행은 "글로벌 은행 시스템 위기가 국내 신용 시장에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국내 신용 스프레드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D은행은 유동성 관리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정부의 유동성 관리 강화 방침에 협조하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에 대한 자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모형을 만들기로 했다. 경제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은행이 고객 예금인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지를 보는 모형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보는 스트레스테스트 모형만 갖고 있었다.

금감원은 또 은행의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 목표치를 올해 85%로 지난해(82.5%) 대비 2.5%포인트(p) 상향했다. 비거치식 분할상환은 거치식과 달리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나눠서 갚는 방식이다. 부실 위험이 줄고, 유동성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

한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부문 고위 관계자는 "국내 은행업계의 구조적 특성상 자체 유동성 위험은 낮지만 제2금융권 등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예상되는 시스템 리스크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SVB 사태 이후 현재 자본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급격한 환경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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