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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발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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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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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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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해 12월 6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추락 사망사고.(강릉소방서 제공) 2023.2.28/뉴스1
지난해 12월 6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추락 사망사고.(강릉소방서 제공) 2023.2.28/뉴스1
우리나라에서 차량 급발진 관련 이슈가 처음 제기된 것은 1997년이다. 당시 국내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수동변속기(스틱)에서 자동(오토매틱)으로 일대 전환하면서 급발진 의심 사고(총 51건)가 끊이지 않았고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난 1998년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일부 차량을 대상으로 급발진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자파 장애로 인해 전자제어장치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현재도 급발진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사실상 급발진을 인정했다.

이듬해에는 소보원의 조정으로 특정 자동차 제조회사가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해 피해보상 명목으로 2300만원(중고시세 2000만원, 위로금 300만원)을 배상했다. 이는 처음이자 마지막 보상 사례로, 이후 정부 차원에서 급발진 원인을 밝혀내거나 인정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차량은 이동 수단에서 '모빌리티'로 카테고리가 확대됐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 대부분에는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가 기본 장착되는 등 엄청난 기술 진보를 이뤘다.

특히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만 최소 300개에 달한다. 수소·전기차의 등장으로 자동차 전장(전자·전기장비)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급발진 등 차량 결함 입증을 소비자에게 지운 현행 제조물책임법은 기술 발전 속도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관련 법 제3조의 2(결함 등의 추정)를 보면 '피해자가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 등을 증명한 경우'에 한해서만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소비자들이 수백 개의 반도체가 탑재된 자동차를 직접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은 급발진 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계 부처가 조사에 나서고 국회가 청문회를 열지만 한국은 '발랙박스'(엑셀과 브레이크에 장착하는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해당 법이 얼마나 시대에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강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자동차 급발진 사태가 수년 만에 도마에 올랐다. 이 사고로 12세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제조물책임법의 개정을 요구한 청원이 6일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받아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정우택 국회 부의장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일부 공감을 표했다. 국회 처리는 시간 문제처럼 보이지만 관련 법이 국토교통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탓에 실제 통과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들린다.

최근 6년 간 국토부에 신고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는201건이다. 소비자 책임론 속 일부는 목숨을 잃고 영구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언제까지 제조물책임법 개정안 통과를 미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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