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TV조선 4년 재승인…'소환 임박' 한상혁 "오해 해소될 것"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제8차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21./사진제공=뉴시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대한 4년간의 재승인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에 앞서 방통위는 지난 2월 이민규 중앙대 교수를 비롯한 방송·미디어, 법률, 회계 등 총 5개 분야 전문가 13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22~24일 합숙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결과 TV조선은 총점 1000점 중 689.42점을 획득했다. TV조선은 2014년 684점, 2017년 625점, 2020년 653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에 방통위는 재승인과 함께 오는 2027년 4월21일까지 4년간 승인 유효기간을 부여하는 안을 이날 전체회의에서 의결했다. 방통위는 또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을 실현하고 방송프로그램의 공익성을 확보를 목표로 TV조선에 총 8개 조건과 9개의 권고사항을 부과했다.

주요 조건 및 권고 사항을 살펴보면 △취재보도 준칙과 윤리강령 등 내부규정과 교육제도를 재정비해 운영하고 △내부규정 위반 시 징계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며 △'선거방송심의 특별규정' 위반 건수의 판단에서 대상 선거의 범위를 기존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재·보궐 선거'로 확대하고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공적 책임 및 공정성 진단을 수행하는 외부 전문기관의 공모 정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TV조선이 운영 중인'팩트체크 제도를 시사프로그램에도 적용하도록 하는 등이다.


방통위원들은 대체로 심사위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일부 이견을 드러냈다. 여당 측 위원들은 TV조선의 개선 요구사항이 '권고'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야당 측 위원들은 다수의 내용을 '권고'가 아닌 이행 '조건'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여당 측 김효재 위원은 "2020년 평가 이후 TV조선에 전반적으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안형환 부위원장도 "민영방송사에 많은 재승인 조건과 권고사항을 부과하면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며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측 김창룡 위원은 "상대적으로 좋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과잉 불법 취재 논란에 비춰 취재보도준칙과 같은 자율규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현 위원도 "사업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정책 취지는 동감하지만 (TV조선이 2020년의) 재승인 조건의 이행을 완료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지속적인 자정 노력이 중단되지 않도록 (권고가 아닌) 재승인 조건에 포함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양쪽 의견이 모두 타당하지만 견해가 다른 상황에서 심사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권고사항이라 해서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라 추후 이행 사항을 살펴야 하고, 이 내용이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정리했다.

한편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는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논란과 관련해 검찰 수사, 특히 검찰이 오는 22일 한 위원장의 소환이 예고된 가운데 진행돼 더욱 이목을 끌었다.

한 위원장은 " 지난번 (TV조선) 심사와 관련해 방통위가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여러 오해가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 생각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려운 심사를 이행해 준 사무처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