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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과한 쌀 의무매입법...정부 "대통령에 거부권 제안"

머니투데이
  • 세종=정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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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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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남는 쌀은 세금으로?④

[편집자주] 일정 수준 이상 남는 쌀을 정부가 사들이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됐다. 남아도는 쌀이 더 늘어나고, 이 때문에 나랏돈이 낭비된다는 여당의 반발에도 야당은 밀어붙었다. 재정을 아끼고 시장 원리를 지키면서도 쌀 농가의 소득 안정성을 확보할 방법은 없을까.
(경기=뉴스1) 김영운 기자 =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한 23일 오후 경기도의 한 저온저장고에서 관계자가 수매 후 보관중인 쌀을 바라보고 있다. 2023.3.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뉴스1) 김영운 기자 =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한 23일 오후 경기도의 한 저온저장고에서 관계자가 수매 후 보관중인 쌀을 바라보고 있다. 2023.3.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강행 처리되자 그동안 "정부 재량으로 시장격리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농림축산식품부는 크게 반발했다.

농식품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가 농업경쟁력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WTO(세계무역기구)협정에도 위반되는 만큼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을 대통령에게 제안할 계획"이라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에서 개정안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된 점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과 허탈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그동안 계속 밝혀왔듯이 개정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 안정을 위해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시장격리)하게 하는 게 골자다.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가격이 5% 이상 떨어지면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수매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식품부는 해당 법안이 시장격리 제도 의무화가 WTO(세계무역기구)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시장 가격 지지 등을 위해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은 WTO 협정에서 정한 '감축 대상 보조'에 해당해 1조 4900억원 이상 지급시 WTO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급증하는 매입 비용도 문제다. 서구식 식습관이 보편화되고 1인 가구 증가로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초과 생산량 격리 소요 비용이 갈수록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2026년 1조원, 2030년 1조 40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매입한 쌀을 되팔아 얻은 이익이 매입 비용의 7% 수준에 불과한 것도 큰 부담이다.

쌀 시장격리에만 매년 1조원 이상 재정이 투입될 경우, 전체 농가에 혜택이 돌아가는 공익직불금의 충분한 재원 확보가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 장관은 "현 정부는 과거 그 어떤 정부보다 쌀값 안정과 식량안보 강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양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수확기 쌀 시장격리로 쌀값을 회복시켰고,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가루쌀 산업 활성화 등의 대안도 마련했다"고 했다.

또 "지난해 9월 개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 이후, 정부는 지속적으로 개정안의 부작용을 설명하면서 국회에 심도 있는 논의를 요청했다"며 "많은 전문가도 개정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38개나 되는 농업인단체·협회와 전국농학계대학장협의회도 신중한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것'은 쌀 공급과잉을 심화시켜 시장격리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 경우, 쌀 이외 다른 분야 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뿐만아니라 쌀값이 더 하락할 수밖에 없어 쌀 생산 농가와 농업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 장관은 "법률안은 이제 곧 정부로 이송될 예정으로 정부는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이번 법률안은 그 부작용이 너무나 명백하다"며 "이에 저는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대한미국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 여러분께서도 쌀 생산 농가와 소비자, 쌀 산업과 농업의 미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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