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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물고 발작이 대표 증상? 노인 뇌전증은 '멍때리기' 더 흔해

머니투데이
  •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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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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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물고 발작이 대표 증상? 노인 뇌전증은 '멍때리기' 더 흔해
러시아의 혁명가 레닌, 미국의 전 대통령 루스벨트…세계적인 권력자도 피하지 못한 병이 바로 '뇌전증'(과거 간질이라고 불림)이다. 뇌의 전기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증폭해 발작, 마비,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흔히 거품을 물고 쓰러져 몸을 비트는 모습은 뇌전증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뇌전증의 발병률은 영유아기에 가장 높고 청·장년기에는 낮아졌다가, 노년기에 다시 높아지는 'U자 곡선' 형태를 띤다. 어릴 때는 유전적인 요인과 출산 시 뇌 손상, 중추신경계 감염이 원인이며 노인성 뇌전증은 뇌혈관질환이나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 뇌종양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70세 이상 노인성 뇌전증의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관심이 요구된다. 노인 뇌전증의 가장 큰 원인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으로 전체 환자의 40~50%를 차지한다. 이어 뇌종양이나 두부외상 등의 다양한 뇌 병변이 20%,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이 10%를 차지한다. 나머지 20~30%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전증이다.

노인성 뇌전증의 특징은 몸을 심하게 떨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경련 발작'보다 '비경련 발작'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비경련 발작은 지속적인 기억력 상실과 인지기능 저하, 혼미한 의식상태 등 치매와 증상이 비슷하다. 명지병원 이병인뇌전증센터장 이병인 교수(신경과)는 "노인 뇌전증은 본인은 물론 가족, 지인들도 쉽게 눈치채지 못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며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하거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혼미한 의식상태가 반복된다면 뇌전증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지병원 이병인뇌전증센터장 이병인 교수. /사진=명지병원
명지병원 이병인뇌전증센터장 이병인 교수. /사진=명지병원

3대 신경계 질환인 뇌전증·뇌졸중·치매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뇌졸중·치매 환자는 뇌전증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다. 반대로 노인 뇌전증 환자는 뇌졸중이나 치매 발생 확률이 3배 이상 증가한다. 또 노인성 뇌전증 환자 10명 중 4~5명은 뚜렷한 원인 없이도 기억력, 계산력 등이 감퇴하는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만큼 정확한 검사로 향후 뇌졸중 발생 가능성과 인지 기능 이상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뇌전증을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다른 뇌 질환으로 이어질뿐더러 불의의 사고나 무산소성 뇌 손상으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뇌파 검사, 뇌 MRI 검사와 문진으로 확진하고 적합한 약물을 처방하면 대부분 나아진다. 노인성 뇌전증은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훨씬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적 치료는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일부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 시행된다. 뇌전증을 일으키는 병소의 위치가 확실하고, 뇌 기능에 이상이 초래되지 않을 경우 진행한다. 수술이 어렵다면 미주신경자극술이나 뇌 심부자극술 등의 시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지만 약물과 수술 등 치료 방법이 발전하며 이제는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병으로 탈바꿈했다"며 "뇌전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반으로 조기 진단, 치료하는 것이 뇌전증을 제대로 극복하는 첫걸음"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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