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부터 대출까지 '최적의 금리' 추천…'온라인 은행전쟁' 온다

서울시내 한 은행 외부전광판에 예금금리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예금부터 대출까지 은행의 주요 업무를 온라인에서 비교·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대출 갈아타기는 물론 예금까지 비교,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올해 상반기 출범한다. 은행권의 온라인 경쟁이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예금중개 서비스가 오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고 23일 밝혔다. 이미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9개 기업이 예금중개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금융당국은 5월말까지 추가 업체를 지정할 계획이다. 현재 핀테크, 신용카드사 등 10여곳이 중개 서비스를 추가 신청할 전망이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정기 예·적금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예금중개 서비스는 금전 편취 등의 위험으로 대출과 달리 판매중개업이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개 업자가 예·적금을 보유하지 않고 바로 은행으로 넘기는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금전편취 위험이 크게 줄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정식 제도화 이전에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 시범운영을 결정했다. 다만 과도한 자금이동 방지를 위해 플랫폼 판매 비중 한도를 은행은 전년도 예·적금 신규모집액의 5% 이내(기타 금융사 3%)로 제한했다. 전체 은행권이 서비스에 가입한다면 한해 약 50조~60조원이 비교 서비스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제4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예금 비교, 추천 혁신금융서비스 및 인터넷전문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를 이용하면 소비자는 플랫폼에서 직접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까지 가능하다. 또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우대금리를 포함한 맞춤형 '최고 금리' 추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수시입출금 계좌에 남아있는 금액을 적금에 가입할 수 있게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가입 후에는 만기 알림, 갈아타기 추천 등의 서비스도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시범운영 후 내년 정식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경쟁 촉진을 강화하기 위해 중개상품 범위를 '저축성 상품'에서 '수시입출식 예금상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과도한 머니무브를 방지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금융회사별 플랫폼을 통한 모집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회사별로 건전성·유동성에 따라 모집한도를 차등 규율하는 방식이 논의된다.

예·적금 상품이 비교·추천 서비스에 포함되면서 은행의 여수신 업무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눈에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는 5월부터는 온라인에서 한 번에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 부분에서 온라인 계좌이동제에 이어 비교 서비스가 출시되고, 대출 부분은 비교 서비스에 이어 대환 대출까지 확대된다"며 "은행 예금, 대출 서비스가 온라인을 통한 경쟁체제가 확립되는 과정이라고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가 더 높은 금리의 예금과 좋은 조건의 대출을 쉽게 찾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예대금리차 축소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다만 급격한 머니무브와 과도한 수신경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권 내 경쟁 촉진을 통해 국민들의 금융편익 증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예금상품 중개서비스가 경쟁 촉매로 제대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플랫폼 경쟁과 함께 알고리즘의 공정성, 소비자 보호, 머니무브로 인한 시스템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