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닭 보호하려"…유기견에 '70cm 화살' 쏜 남성 검거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몸통에 화살을 쏴 3살 추정 유기견을 학대한 사건의 용의자가 7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제주시 제공

몸통에 화살을 쏴 3살 추정 유기견을 학대한 사건의 용의자가 7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는 키우는 닭을 보호하겠다고 해외 직구로 화살을 구입해 떠돌이 개에게 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전날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25일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떠돌던 3살 추정 수컷 개를 향해 활을 쏴 관통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피해견은 다음날 오전 8시29분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구조됐다. 당시 개는 웅크리고 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사람이 가까이 와도 움직이지 않았다. 검진 결과 화살이 개의 4번째 허리뼈를 관통한 상태였다. 길이는 70cm에 달했다.

경찰은 자치경찰단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며 400명 넘는 수사 인력을 동원해 사건 수사에 나섰다.

7개월여간 수사 끝에 붙잡힌 A씨는 당초 범행을 부인했으나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A씨 주거지와 밭,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된 화살 6개와 피해견 몸통에 꽂힌 화살 1개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A씨는 들개들이 자신의 농장에서 키우던 닭을 위협하자 2021년 8월경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화살 20개를 구입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화살을 쏜 활은 나무와 낚싯줄을 엮어 직접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수사 개시 후 활을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구매한 화살 13개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A씨의 추가 범행 등을 조사하고 있다.

피해견은 치료를 마치고 '천지'라는 이름을 얻어 해외 입양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