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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한 번 봤다면"…인천 초등생 사망이 드러낸 '홈스쿨링' 구멍

머니투데이
  • 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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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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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6일 오전 인천 남동구 논현경찰서에서 초등학교 5학년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계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
지난 2월 16일 오전 인천 남동구 논현경찰서에서 초등학교 5학년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계모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
지난달 인천에서 초등학생 이시우군(12)이 홈스쿨링을 한다며 등교하지 않는 사이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학대를 받아 숨졌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학대 의심 아동에 대한 관리·점검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군은 지난달 7일 온몸에 멍이 든 채 인천의 한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도착했다.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에게 드럼 채나 플라스틱 옷걸이 등으로 맞거나 16시간 가까이 의자에 손발이 묶여 생긴 상처였다. 1년간 이어진 학대로 2021년 12월 38kg이었던 이군의 몸무게는 사망 당시 29.5kg까지 줄었다.

이군의 보호자들은 홈스쿨링을 한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이 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초·중등교육법상 중학생까지는 의무교육 대상이어서 홈스쿨링은 합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교육 당국이 홈스쿨링 아동의 학습, 양육 상태 등에 대한 점검을 강제할 수 있는 의무나 권한이 없다.

이군은 장기 미인정 결석자였다. 장기 미인정 결석은 초·중·고를 기준으로 질병 등 정당한 사유로 출석을 인정받는 것이 아닌, 무단결석 등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내외 범위에서 연속해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인천광역시 교육청의 '2022학년도 미취학·미인정 결석 학생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은 집중관리대상자에 포함돼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학교 측은 지난해 12월 의붓어머니와 이군이 학교를 찾자 가정 방문을 따로 하지 않고 매달 1번 유선 등으로 아이의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학대 피해 아동을 발견하기 위해 대면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홈스쿨링 허가는 학교장의 재량이다. 학습계획 이행 여부나 아이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는 통화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아이가 학대받는 동안 한 번이라도 학교에 갔다면 멍을 발견한다거나 줄어든 몸무게를 확인해 학대가 밝혀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홈스쿨링에서) 아동의 학습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발달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우선돼야 한다. 이를 확인하려면 직접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기 위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 결석, 영유아 건강검진·예방접종 미실시, 단전·단수·단가스 및 각종 체납 정보 등 40여개의 정보를 수집해 인공지능(AI)이 위기도를 측정한다. 그러나 아동의 영양 상태나 발달 상태 등은 항목에서 빠져 있고 학대는 가정의 경제 상황과 관련 없이 발생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교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아동 발달 상황을 기록하듯 홈스쿨링을 받는 아이들도 주기적으로 영양 상황과 발달 상황을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 대표도 "요금 체납 정보 등으로 학대 정황을 발견할 수 있긴 하지만 학대가 꼭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발생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신고 의무자를 포함해 이웃들의 관심이 수반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아동 학대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즉각 처벌받는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교사, 의사 등 신고 의무자의 신고율이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이를 높이기 위한 시민교육과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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