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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토종닭으로 튀겨도 못받는 치킨값

머니투데이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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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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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영화 '극한직업'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2019년 개봉해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은 치킨집 창업 성공을 그린 영화로도 손색이 없다. 마약반이 용의자 주변에서 치킨집으로 위장한 채 잠복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메뉴가 흥행을 거둔다. 본업과 위장의 경계가 혼미해질 때 쯤 내린 결단은 가격인상이었다.

설정한 가격은 '3만6000원'. 장연수(이하늬 분)가 "설마 이 돈주고 치킨을 먹겠어?"라고 했고, 마봉팔(진선규 분)은 "토종닭으로 튀겨도 이돈 못받지"라고 했다.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초대박이다. '황제치킨', '럭셔리치킨'으로 소문이 나면서 일본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됐다. 마약반 일동은 모두 "이랏샤이마세(어세오세요)"를 외친다.

치킨값이 또 오른다. 교촌에프앤비 (8,850원 ▼30 -0.34%)는 다음달부터 제품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교촌이 가격을 올린건 2021년 11월 이후 16개월만이다. 간장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이 된다. 배달료를 포함하면 치킨 1마리당 2만원대 중반에서 3만원까지 오른다. 영화에 나온 허무맹랑한(?) 가격과 격차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가격 인상의 첫 테이프는 매번 교촌 차지였다. 2021년 가격인상 때도, 배달비를 처음 적용했을 때와 지난해 배달비 인상에도 시작은 교촌이 끊었다. 치킨은 유독 소비자의 가격저항이 큰 품목이다. 첫 인상발표는 소비자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교촌은 또 십자가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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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의 가격인상은 곧 다른 치킨 브랜드의 추가 인상을 의미한다. 선두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은 교촌이 지나간 길을 다른 브랜드는 비교적 손쉽게 따라간다. 경쟁 브랜드 입장에서 교촌은 고마운 존재다. 가맹점 입장에서 봐도 교촌 본사는 든든한 방패다. 교촌에 따르면 그동안 원가가 올라도 부담을 가맹점에 전가하지 않은 회사다. 교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분의 1토막이 났다. 교촌은 "오른 재룟값을 가맹점에 부담시키지 않고 본사가 떠안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교촌의 영업이익은 2021년 279억원에서 28억원으로 감소했다.

홈플러스가 출시한 '당당치킨' 등 대형마트와의 가격 전쟁에서도 판정승했다. 지난해 7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당당치킨을 판매하자 프랜차이즈 치킨 고가논란이 불거졌다. 2019년 일본제품 불매운동 '노노재팬'에서 차용한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의 매출은 전년보다 더 늘었다. 교촌 역시 이익 급감 속에서 매출은 소폭 늘었다.

결국 소비자만 남는다. 다행히 교촌은 든든한 팬층을 갖고 있다. 간장오리지날, 허니콤보 등만 고집하는 소비자가 적지않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한꺼번에 3000원을 인상한 배경엔 이런 자신감이 있다. 물론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선 넘은 인상폭이다", "정부는 왜 치킨값 인상엔 관대하냐"는 비판이 따른다. 심지어 "가격 인상 전에 주문부터"라는 캠페인성 구호까지 등장했다. 인상된 가격이 적용되기까지 일주일 이상 남았다. 영화같은 가격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극한직업'에서처럼 열렬히 지지하는 소비자가 있는 한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인상은 계속될 것이다. 토종닭보다 비싼 치킨 3만6000원 시대도 머지않았다.

사진=지영호
사진=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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