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절반이 '건강 고위험군'…"치료제 부작용 주의"

우리나라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건강 위험 인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앞서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부작용 여부가 좌우된다고 보고된 만큼, 이를 감안한 '맞춤 처방'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27일 사노피 한국법인과 대한피부연구학회에 따르면 2010~2020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반으로 19세 이상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10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면연구 결과 최소 한 가지 이상의 건강 위험 인자를 보유한 비율이 50.9%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건강 위험 인자는 현재 흡연(24.5%)과 과거 흡연(17.2%)에 이어 심혈관계 위험 인자(12.4%), 65세 이상 고령(7.6%), 악성 종양(1.5%), 임신 또는 수유(1.5%) 순이었다.


아토피피부염은 소아의 20%, 성인의 1~3%에서 발생하는 흔한 피부병이다. 내 몸의 면역세포가 나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전통적인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에서 최근 생물학적제제나 JAK억제제 등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며 치료 결과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JAK억제제 중 '토파시티닙', '바리시티닙', '유파다시티닙' 등 3개 성분의 제제가 특히 현재·과거 흡연 이력이 있거나 심혈관계 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 암 경험자 등에서 심장마비 등 중증 심혈관 질환과 암, 혈전 및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경고에 추가하면서 이에 따른 학계의 관심과 환자 문의가 급증했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 시 전신적 동반 질환을 고려할 필요성이 커진 만큼, 국내 임상 현장에서 건강 위험 인자를 갖는 환자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최근 아토피피부염에서 자가면역을 조절하는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데 최적의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연령, 흡연 이력,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과 같은 건강 위험 인자와 치료제의 투여 시 주의사항 등을 사전에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이러한 건강 위험 인자를 고려할 필요성이 더욱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