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운동 겁박에 굴복했나?" 주호영에 뿔난 간호법범국본 논평 보니…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한간호협회와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수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3.22.

"설마 간호법 통과를 막지 못하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의사협회의 겁박에 굴복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주호영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런 겁박에 굴복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믿고 싶다."

대한간호협회를 비롯, 1300여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이하 간호법범국본)는 27일 이 같은 논평을 내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했다.

앞서 23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의료법으로 의료 관계인이 하나로 통합된 체계인데, 간호법만 따로 떼어서 만들면 나머지 직역도 따로 법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생길 것"이라며 " 결국 의료대란과 파업을 일으켜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정권에 타격 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간호법범국본은 논평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협회의 낙선운동 겁박에 굴복했나?"라고 꼬집으며 "'간호법은 의료대란과 파업을 일으키기 위한 것', '간호법은 윤석열 정권 타격용'이라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발언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그 논리적 비약에 두려움까지 든다"고 주 원내대표를 맹성토다.

간호법범국본은 이어 "간호법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제정을 약속하고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공약한 사안이다. 간호법에 함께 동의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46명에 달한다"며 "법률 그 자체로서는 법리적 측면이나 체계 정당성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간호법범국본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이라고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민트천사(민심을 트고 국민과 소통하는 간호천사)' 1호와 2호가 돼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간호법범국본은 논평에서 "항간에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란 말이 파다하다"며 "이런 양심에 등을 돌린 행태가, 혹시 간호법 통과를 막지 못하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의사협회의 겁박 때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의사들의 '낙선운동' 카드는 간호법 저지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주요 소재였다. 예컨대 광주광역시의사회는 지난해 4월 26일 성명을 통해 "대한간호협회는 역사상 희대의 악법으로 남을 간호단독법 제정 시도를 당장 중단해달라"라며 "간호단독법을 입법하는 의원에 대해 앞으로 철저한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오는 30일 '간호법 제정안'이 본회의 표결을 앞둔 가운데 간호사 단체와 의료직역 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제정안이 통과될 경우 2020년과 같은 의료계 파업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편 간호법범국본은 참여단체는 ▶대한간호협회 ▶대한한의사협회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미래소비자행동 ▶소비자권익포럼 ▶간병시민연대를 비롯해 총 21곳이 결집해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은 이날 간호법범국본이 낸 논평 전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사협회' 낙선운동 겁박에 굴복했나?"

우리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가 오늘 이렇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고 언론에 자료를 배포한 이유는 바로 지난 23일 오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의원총회 발언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발언 도중 "간호법은 결국 의료대란, 파업을 일으켜 정권에 타격을 주려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는 '간호법이 의료대란과 파업을 일으킨다' 거나 '간호법이 정권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법'이라는 주호영 의원의 발언에 개탄을 금하지 못하며, 그 논리적 비약에 심지어는 두려움마저 느낀다.

간호법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제정을 약속하고 지난 대선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공약한 사안이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인 최연숙 의원과 서정숙 의원이 간호법을 발의했을 뿐만 아니라 간호법에 함께 동의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46명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간호법은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참여한 4차례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과정에서 엄밀하게 심사하고 수정 및 조정을 통해 다른 단체의 우려사항을 모두 불식시킨 간호법 대안으로서 법률 그 자체로서 어떠한 법리적으로나 체계정당성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법안이다.

그런데도 판사 출신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논리적으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이런 발언을 한 이유와 저의가 무엇인지 심히 궁금하고 의심스럽다.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는 주호영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진지하고도 간절하게 질문 하나를 하고 싶다. 여러분은 현재 노부모님을 어떻게 모시며 돌보고 있는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의료현장의 '돌봄비극'과 전혀 상관없는 천상의 돌봄 시스템을 '나홀로' 누리고 있는가? 아니면 여러분도 함께 힘들어하고 있는가?

우리는 단언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서, 정말로 아니기 때문에,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22일 국회 본관 앞에서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임을 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민트천사(민심을 트고 국민과 소통하는 간호천사)'1, 2호가 돼줄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는 간호법 부의에 대한 표결이 가결로 판가름 났다. 하지만 항간에는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며 간호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저지할 것이라는 말이 파다하다. 이런 가담항설이 정말로 현실로 나타난다면 이는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설마 간호법 통과를 막지 못하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의사협회의 겁박에 굴복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주호영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런 겁박에 굴복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믿고 싶다. 아니 절대로 그러면 안 된다는 점을 경고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건 다 안 해도 되고, 노동 개혁, 국민연금 개혁만 하면 약동하는 지상천국이 되는 나라는 아닐 것이다. 국민들이 늘 접하며 살아야만 하는 의료현장의 시스템, 그중에서도 간호법 제정을 통한 돌봄시스템의 존엄화를 지향하는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 대한간호협회의 의도를 '정권 타격용'이라고 폄훼하는 주호영 의원은 그 생각과 논리를 재고 삼고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주호영 의원과 생각이 다른 양심의 목소리, 민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 이상 갈등하지 말고 간호법 제정에 앞장서 주길 요청한다.

2023년 3월 27일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