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등 재정누수 차단...재량지출 10조~12조 감축"

정부가 윤석열정부 첫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발표하며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부처의 지출 효율화 노력을 통해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국정과제와 핵심 정책사업 등 돈이 필요한 곳에는 충분한 예산이 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 재량지출의 10% 이상을 감축한다는 목표다. 금액으로 따지면 10조~12조원 수준이다.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사업과 부당·불투명하게 지급된 보조금 등 재정누수 요인도 차단한다. 이에 지역화폐와 회계 불투명 노동조합에 대한 예산 전액 삭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재량지출 10% 이상 줄인다…"지출구조 혁신"기획재정부는 28일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발표하며 '3대 재정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우선 강력한 지출한도 관리와 재량지출 감축 등 지출구조 혁신을 추진한다. 정부계약이행비를 비롯한 경직성 지출과 국정과제 등을 제외한 재량지출의 10% 이상을 감축해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목표다. 정부 재량지출 규모가 연간 100조~120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0조~12조원 이상의 재량지출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재량지출 10% 이상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이를 초과한 24조원의 재량지출 구조조정을 달성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집행 부진 △연례적 이·전용 △관행적 보조·출연·출자 △외부지적 사업 등 예산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사회보장급여 등의 과다·반복 수급 등 도덕적 해이 방지와 복지 전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해 지출 효율성도 높인다. 예컨대 실업급여 수급자의 근로의욕을 높이고 재취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급여대상과 지급기간·수준 등 종합적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공부문 경직성 경비 억제를 위해 인력 증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 인력을 재배치해 인건비 증가 소요를 최대한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사업과 집행부진 사업의 예산을 축소하거나 사업 자체를 폐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지역화폐 예산이 전액 삭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안 편성 당시에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지만 야당 반발에 부딪혀 국회 논의과정에서 3525억원을 증액한 바 있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지역화폐도 현금성 사업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지역화폐에 국한된 사안은 아니고 복지에 있어 합리성이 결여된, 정치적 일정과 연계된 무분별하고 불합리한 현금성 지원사업에 엄밀히 대응하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보조금 집행점검 추진단' 운영…부정 수급·회계 불투명 보조금 '엄정 대응'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도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3.27. *재판매 및 DB 금지

국고보조사업 관리도 강화한다. 우선 '보조금 집행점검 추진단' 등을 통해 부정 수급이나 부당 사용이 발생한 국고보조사업을 모니터링하고 해당 사업에 대해서는 폐지·축소·제도개선 등 페널티를 부여한다.

특히 국고보조금이 불필요한 곳에 쓰이지 않도록 엄밀히 감시한다는 계획이다. 회계 불투명 노조에 대한 보조금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간 국고보조금 규모는 약 100조원인데 이중 20% 가량이 민간보조금, 나머지 80%가 지자체 보조금으로 투입된다.

최 차관은 "민간보조금과 관련해 부정 수급, 부당 사용, 회계투명성이 결여된 부분에 대해선 보조금 정상운영이 필요하다"며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엄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사·중복사업을 정비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제외 사업 등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한 집중 관리를 통해 총사업비의 과도한 증가도 방지한다.

투자재원 다변화…민간 재원 및 국유재산 활용 확대투자 재원 확충과 다변화를 통한 재정여력 확충도 시도한다. 민간의 금융기법 등 시장 매커니즘을 활용해 재정지원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한다. 예컨대 정부-민간 연계 모펀드를 신규 조성해 민간자본을 최대한 유치하고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재원 활용도 적극 추진한다.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사업은 민자사업 추진을 우선 검토하고 새로운 유형의 민자사업 발굴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직접 일자리 사업도 민간주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유휴·저활용 재산 매각과 개발 등 국유재산 활용도 확대한다. 최 차관은 "민간재원이 조금 더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고 서로 시너지를 내는 측면에서 민간투자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국유재산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여러 생산활동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