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1분기 부진세 지속되면 올해 수출 8~9% 감소" 경고

한국무역협회는 올 1분기 수출 부진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연간 수출이 8~9% 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협은 28일 '최근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 1분기(지난 20일 기준) 수출은 1274억 달러로 전년비 13.4%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협에 따르면 1분기 교역액 대비 적자액 비중은 8.4%로 40년 내 최대 수준이다. 1978년 제2차 석유파동 당시 8.2%였고, 1996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전이 7.4%였다.

무협은 2분기 수출경기가 1분기보다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반기들어 반도체가격 회복,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의 호재가 생기지 않는다면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이같이 대외여건이 호전돼야 수출 감소가 3%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큰 타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3월 수출(지난 20일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한 43억2000만 달러에 그쳤다.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감소폭(2009년 1월월 -46.9%)을 갱신할 수 있다.


무협 관계자는 "자동차·선박·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는 2분기 이후에도 선전이 기대되나,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 등은 연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영향 등으로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로 수출동력이 완만하게 회복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출기업들의 경우 금융 문제에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무협이 지난 13~20일 CEO(최고경영자) 147명을 포함해 577명의 경제인들에게 금융애로를 질문한 결과 60%의 기업이 "작년대비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초과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25.3%였고, "정부 및 주요 금융기관의 정책금융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70.4%에 달했다. 업계는 금리부담 완화(49.6%), 대출·보증 한도 확대(34.8%)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