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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지급' 대신 '체감도'..대통령이 직접 챙긴 저출산 대책 통할까

머니투데이
  •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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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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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 대책으로 '경력 단절 방지'와 '임신 관련 의료비 부담 경감' 등을 내세운 것은 피부로 와닿는 해법에 주력한다는 방침 때문이다. 그간 나온 정부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기존의 재정 지원 형식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대안 마련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가족형성이 지연되는 추세가 고착화되면서 초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혼자 살거나 늦게 결혼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초혼 연령이 1991년 남성 27.9세, 여성 24.8세에서 2021년 각각 33.4세와 31.1세로 높아졌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아이를 갖는 연령이 높아졌고,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늦추는 경향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0~44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24세 여성(1만113건)을 앞질렀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경력 지속 문제가 결혼 적령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대로 가면 합계출산율 0.7대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일단 일과 육아 병행 어려움과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경직적인 제도와 가족·친화적 사회인식 부족, 유교 문화적 유산은 결혼과 출산의 기회비용을 증대시켜 결국 만혼화 경향으로 이어지게 되고, 경제적인 부담이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면서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일·육아 병행과 주거, 양육비용 지원, 건강, 돌봄 분야 대책 마련에 방점을 찍은 이유다. 아이를 낳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난임시술비 소득기준을 없애거나 완화하는 등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난임휴가도 기존 3일(1일 유급)에서 6일(2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서울시는 난임시술비 지원 소득기준을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결혼 연령 상승과 함께 여성의 경력 단절에 대한 부담도 문제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육아기 재택근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현행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에는 임신기·육아기 단축근무 지원 근거는 있지만 재택근무는 포함되지 않았다. 법을 개정해 임신·육아 중인 근로자가 원할 경우 재택근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도록 법에 명시해 제도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에 주력하면서 기업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제도 활용 고충 해소(일터혁신 컨설팅)와 대체인력 알선 강화(대체인력뱅크 확충) 등을 통해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신생아 아빠의 돌봄을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 관련 급여 지원 일수를 5일에서 10일로 늘리고, 분할 사용횟수도 1회에서 3회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경제적인 부담도 줄인다. 2세 미만 자녀에 대해선 입원진료비 부담률을 현행 5%에서 0% 수준으로 내리고, 미숙아나 선천성 이상아의 경우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생후 2년까지 의료비를 지원한다. 만 0~1세 아동에게 지급하는 부모급여는 내년에 만 0세 기준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만 1세는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린다. 양육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환급형 세액공제 형태로 운영 중인 자녀장려금(CTC)도 소득 기준과 금액을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정부는 다자녀 혜택을 2명 이상부터로 정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중 첫째아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거나, 이마저도 늦어지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한 명만 낳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느 때보다 지원 타깃을 명확하게 잡아야할 시점"이라면서도 "인구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1990년대 초중반생들이 출산 연령기에 들어오는데 이들을 위한 청년 지원 정책을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째아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다자녀 혜택만 강화되거나 구체적인 인센티브 없이 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05년 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 출범한 뒤, 대통령 직속이던 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산하로 바뀌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다시 대통령 직속기구로 복원됐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나경원 부위원장이 교체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정부는 기본계획 시행 명목으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71조9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위원회 존립에 일관성이 부족해 현금지급식 단기대책이 남발되고 있다는 힐난이 이어졌다.

저출산위 관계자는 "4차 기본계획은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예정"이라며 "정책들을 재구조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핵심 영역과 과제들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와 좀 더 세밀하게 조율해서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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