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신약 키우고 의약외품 진출…셀트리온 '구조적 변화' 이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제공=셀트리온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179,700원 ▲1,000 +0.56%)그룹 회장이 "단기적인 성과를 극대화하고 구조적 변화를 주는 일에 중점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약 매출 비중 확대, 의약외품 시장 진출, 인수합병(M&A), 셀트리온 상장 3사 합병 등을 진두지휘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서 회장은 29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일선 복귀 후 중점적으로 할 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 회장은 전일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아 장남 서진석 수석부사장(제품개발부문장)과 공동 의장에 올랐다. 또한 서 회장은 다른 상장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에서도 같은 날 사내이사 및 이사회 공동 의장으로 선임됐다.


먼저 서 회장은 "위기가 올해 종료되지 않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 이럴 때는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오너가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위기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기회는 최대한 잡아 우리 그룹을 조금 더 도약시키기 위해 회장으로 돌아왔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있는 동안 극대화시켜서 회사 사세가 지금보다 완전히 달라지도록 해놓고 떠나겠다"며 "이런 위기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니지만 웬만한 파도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회사가 되도록 해놓고 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를 위해 △신약 매출 비중 확대 △의약외품 시장 진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M&A △셀트리온 상장 3사 합병 등을 주요 키워드로 내세웠다.

신약과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매출의 60%는 바이오시밀러, 40%는 오리지널로 맞춰서 바이오시밀러만 하는게 아닌 신약개발도 같이 하는 회사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내년 이중항체 신약 6개, 항암제 신약 10개 임상에 새롭게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현재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준비 중인 램시마SC(피하주사) 경우엔 "오는 10월 승인, 연내 약가 등재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약개발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플랫폼 확보'를 중요한 조각으로 내세웠다. 서 회장은 "올해 6월까지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이중항체, 경구 투여 방식의 항체 의약품 등의 플랫폼을 활용해 내년부터 6개 제품의 임상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

'의약외품'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전 세계 직판망을 구축하면서 해당 시장에도 진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제약사 대부분 자회사를 통해 의약외품 사업을 영위 중"이라며 "전 세계 직판망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약외품도 이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제약만큼 큰 시장"이라며 "직판망을 만들었으니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겠단 의지도 전했다. 서 회장은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관심을 두는 회사가 10여개로 압축될 것 같다"며 "회사 현금, 현금성자산, 채권, 제가 가진 주식 맞교환 등 4조~5조원의 재원을 가지고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문어발식 경영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존 우리 사업에 시너지가 있는 전후방 사업 위주로 미국, 일본, 인도, 한국 등 회사들을 보고 있다"고 했다.

상장 3사 합병과 관련해선 법적 절차 및 실행을 위한 내부 실무 검토를 마무리했고, 현재 국내외 주간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서 회장은 "준비 단계는 거의 종료됐다"며 "금융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마일스톤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일스톤이 제시되면 4개월 안에 합병이 완료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