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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냐, 중국이냐"… 양자택일 강요하는 美 반도체법

머니투데이
  • 김희정 기자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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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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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율·판매단가·원재료 등 '깨알' 영업 비밀 요구…
'보조금 딜레마' 난감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더럼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입법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에 나서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장비를 살펴 보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럼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입법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에 나서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장비를 살펴 보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이냐, 중국이냐."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이 미국의 반도체법(칩스법) 발효에 따른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놓고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특히 오는 31일 미국 정부가 시행하는 보조금 사전 신청 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이 깊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예고한 이른바 '중국 가드레일'로 불리는 이 시행령은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강경하다. 지난 27일 미 상무부가 공개한 보조금 신청 절차의 세부 지침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 가동률, 예상 수율과 판매단가 증감, 소재비용, R&D비용과 고용인원 규모까지 공개해야 한다. 사실상 기업의 영업기밀에 속하는 세부 자료까지 모두 내놔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美 "영업기밀 다 내놔"…도 넘은 보조금 평가기준


"미국이냐, 중국이냐"… 양자택일 강요하는 美 반도체법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하는 기업은 예상 현금흐름 등 수익성 지표를 제출할 때 단순히 숫자가 아닌 산출방식을 검증할 수 있는 엑셀 파일까지 제공해야 한다. 미 상무부는 "기업들의 재무제표는 반도체법 프로그램 평가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해당 엑셀 파일은 기업들의 재무구조와 경제적 수익 및 위험을 평가하고 반도체법 지원금의 잠재적 규모와 유형, 조건 등을 평가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선 상무부가 요구한 자료들이 기업 운영에 핵심이 되는 자료로, 보조금을 받기 위해 영업기밀을 다 공개하는 것은 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행정부가 반도체법 시행령을 잇따라 발표하는 가운데 중국을 비롯해 미국의 우려대상 국가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상당한 제약에 직면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짚었다.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가 공개한 보조금 수령 시의 제한 사항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중국 및 미국의 우려 국가 내에서는 첨단 군사무기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는 물론이고 일반 가전제품에 쓰이는 이른바 '범용반도체(legacy chips)' 생산까지 제한된다. 반도체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아킨 검프의 안젤라 스타일스 변호사는 WSJ에 "많은 기업이 칩스 펀딩(보조금)을 받을지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미에 반도체보조금 지원공고(NOFO·노포)와 관련해서 "기업 불확실성이 심화돼선 안 되고,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이어져선 안 되며, 이로 인해 (기업들의) 대미 투자 비용이 증가돼선 안 된다는 원칙 하에 앞으로 우리 기업들과 긴밀한 협의하에 노포가 집행돼야 한다"는 점을 미측에 적극 제기했다고 한다.2023.3.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미에 반도체보조금 지원공고(NOFO·노포)와 관련해서 "기업 불확실성이 심화돼선 안 되고,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이어져선 안 되며, 이로 인해 (기업들의) 대미 투자 비용이 증가돼선 안 된다는 원칙 하에 앞으로 우리 기업들과 긴밀한 협의하에 노포가 집행돼야 한다"는 점을 미측에 적극 제기했다고 한다.2023.3.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 이미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서 상당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첨단 칩과 칩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한국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과 멀어져라" 미국의 분명한 메시지


그렇다고 미국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완전히 분리되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 러먼도 미 상무장관은 올 가을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소통을 계속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최첨단 기술을 자국 군사능력에 통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단 의지가 뚜렷하다.

러먼도 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계속 사업하기를 원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우리는 미국이 직면한 위험에 대해선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럼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입법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에 나서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참석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럼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입법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에 나서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참석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8월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칩스법은 미국이 우려하는 국가에서 첨단 반도체 제조능력의 '물질적 확장과 관련된 중요한 거래'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거래는 최소 10만달러 이상(약 1억3000만원), '물질적 확장'은 시설 용량을 5%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규칙은 10년 동안 적용된다. 미 상무부는 이 같은 제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중국 내) 제조업을 확장하려는 소액거래도 포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설명했다.

리서치회사인 로디움그룹의 중국기업 자문 담당 레바 구존 이사는 "본질적으로 미국은 산업 정책을 활용해 반도체 공급망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고, 그 방향은 분명히 중국과 멀어지고 있다"며 "기업들에게 중국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첨단 칩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에는 텍사스 반도체 제조공장에 2000억달러(약 260조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만 TSMC도 애리조나에 400억 달러 규모의 첨단 칩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마지막 단계가 이뤄지는 새로운 미국 첨단 칩 패키징 공장 계획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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