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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알고리즘의 덫…개딸과 태극기부대

머니투데이
  • 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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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3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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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헤이그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모방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그림이 전시된 모습이다. 2023.03.0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헤이그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모방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그림이 전시된 모습이다. 2023.03.0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알고리즘(Algorithm)은 여러분을 이미 알고 있는 것, 믿고 있는 것 또는 좋아하는 것들로 이끈다." 2019년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툴레인대학교 졸업식장에서 축사를 위해 연단에 선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졸업생들을 상대로 IT(정보기술) 발전의 문제점에 대해 경고했다. 이상적인 '디지털 라이프(Digital Life)'를 가능하게 만드는 알고리즘이 대중에게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이미 기존의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재생산, 강화한다는 문제 의식이었다.

페르시아의 수학자인 알-콰리즈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알고리즘은 사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의미한다. 컴퓨터 프로그램 등에서는'어떠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명령어들의 집합'이라는 개념으로 통용한다. 알파고나 챗 GPT와 같은 AI(인공지능)의 경우 이러한 알고리즘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딥러닝, 머신러닝 등이 대표적인 AI 알고리즘이다. 팀 쿡의 경고는 이미 현실이 됐다.

#2."소셜 미디어는 AI와 인류의 첫 접촉이었고, 우리는 패배했다." 시대의 석학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이달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AI와 ICT(정보·통신·기술)의 한계,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특히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민주주의를 붕괴시키는 환상의 장막을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모두가 소셜 미디어의 단점을 알고 있지만 너무 많은 사회, 경제, 정치 기관들이 소셜 미디어와 얽혀있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의 위력을 일상생활에서 매일 확인한다. 어쩌다 영상 하나를 틀고 나면 소셜 미디어가 비슷한 주제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추천한다. 처음엔 아무런 생각없이 기타연주 영상을 봤을 뿐인데 어느새 기타교습 영상부터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악기 비교' 영상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알고리즘에 덫에 빠진다. 이쯤되면 입으로는 기타 전문가를 뺨친다. 사람잡는 선무당이다.

#3. 확증편향의 시대다. 모두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뉴스 이용자 3명 중 2명이 의도적으로 뉴스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와 포털사이트는 알고리즘을 통해 이러한 회피를 돕는다.

정치권은 알고리즘에 편승한다. 여야는 각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뉴스만 선택적으로 소비한다. 반대되는 의견은 회피하고 무시하거나 비난한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지지자들의 확증편향을 강화한다. 반대측 입장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개딸(개혁의 딸), 태극기부대는 이러한 측면에서 꼭 닮았다. 알고리즘은 거짓된 정보와 교묘히 가려진 파편적 사실들의 틈바구니에서 사람들이 진실을 직시하기 어렵게 만든다. 양극화된 정치지형 아래에선 합의된 해결책을 찾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생겨나기 어렵다. 뉴스의 소비와 소통 방식을 바꾸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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