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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봄' 울산의 아프간 사람들[광화문]

머니투데이
  • 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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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30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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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5일 울산 동구 서부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들이 졸업장과 꽃다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울산교육청 제공) 202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5일 울산 동구 서부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들이 졸업장과 꽃다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울산교육청 제공) 202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가족들 150여명이 한국(정확히는 울산)으로 들어온지 1년여가 지났다. 그들이 머무르는 직장에서 학교에서 아파트에서, 때론 다문화센터에서 여느 지역과 다르지 않은 광경이 펼쳐진다.

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 등 직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들은 한국인을 비롯한 다국적 동료들과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는다. 이슬람교도(무슬림)들이 금기시하는 돼지고기 재료가 들어간 음식은 형광펜 칠해놓은 메뉴 소개로 피할 수 있다. 할랄푸드(이슬람 허용식품)에 준하는 음식들이 다수 포함된 글로벌식 메뉴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집에 주로 머무르는 어머니들은 할랄푸드 식자재가 준비된 주변 상점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과 남편, 가족들의 음식을 장만한다. 울산의 그 아파트 알뜰시장에 할랄 인증 식자재를 실은 트럭이 정기적으로 들르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가끔씩 다문화센터에 이웃들을 만날 때는 아프간식 빵(볼라니)을 구워 가는 이들도 있다. 음식을 나누면 이웃들과 한층 가까워질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지난해 도착했던 때보다 두세뼘씩 훌쩍 컸다. 정착 초기에는 소통부족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고 노옥희 교육감(그는 지난해 12월 별세했다)과 울산교육청 등의 노력으로 이제는 여느 다문화가정 학생들처럼 받아들이게 됐다. 지난해 첫 등교할때는 아이들이 '첫 등교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교문을 지나 쭈볏쭈볏 교실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특별반이었지만 조금씩 함께 하는 수업들이 늘어났고 몇몇은 대학 진학도 했다.

낯선 이국땅에 온 이들은 스스로 조금씩 한국에 손을 내밀거나 성큼성큼 발걸음을 뗀다. 몇몇이 한국 생활에 맞춰 기도시간을 바꾼게 대표적이다. 무슬림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5번 기도를 하는데, 새벽과 저녁엔 가족들이 함께 있는 집에서 기도하고, 낮에 직장이나 학교에서면 점심시간에 짧게 10분 정도씩 기도한다. 특별기여자들의 울산 정착을 헌신적으로 돕고 있는 현대중공업 김창유 책임(동반성장지원부)은 "학교나 지역시설에 기도 등 종교의식과 관련해서는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인구감소와 노동력 부족 등의 해법으로 이민청을 신설하겠다며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고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을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근로환경은 그렇다치더라도 의식주 문제(특히 먹거리)를 외면하는 사례도 빼놓을수 없다. 할랄을 감안한 도축장을 설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생기자 반발이 끊이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슬람 특유의 도살법(짐승의 머리를 메카를 향해 눕히고 기도한뒤 목을 치는 방식) 등으로 인해 고통없는 도살을 주장하는 동물단체의 반대가 있고 이슬람 문화의 확산을 막으려는 일부 종교단체의 시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오찬했을때 할랄 음식이 테이블에 올랐다고 소개된 적이 있다. 할랄음식 주요 소비국인 말레이시아를 겨냥해 농식품부 등의 주도로 한우의 할랄식 도축과 조리가 인증절차를 밟았다는 소식도 있다. 개인재산 2500조의 국빈(빈 살만 왕세자)와 해외 무슬림들은 우대하면서 도축장 하나 제대로 못짓는 것은 어쩌면 국내 무슬림들을 애써 외면하는 사례라고도 할만 하다.

아프간 기여자 그들은 탈레반의 위협 속에 한국의 현지 평화유지 활동에 힘을 보탰던 이들이다. 탈레반과 다른 신념 때문에 시달렸던 그들과 비슷한 이유로 고국을 떠난 재한 외국인들이 낯선 타국에서 종교와 언어, 눈동자색 때문에 오늘 굶주리지 않도록,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아직은 청사진 뿐인 이민청과 이민우대 정책으로 다가올 미래는 현재에서 시작하는 내일이다.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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