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늘고, 연체율 상승…상호금융, 충당금 적립률 높인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리를 위한 상호금융권 자체 대주단 협약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상호금융 관계부처 등과 함께 '2023년 1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상호금융권 부동산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고,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높여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4조8000억원으로 2017년말 대비 3.1배 늘었다. 지난해말 기준 연체율은 상호금융권 1.52%, 새마을금고 3.59%로 집계됐다.

금융당국과 정부부처는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상향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부동산·건설업 대출의 대손충당금 요적립률을 100%에서 130%로 높이는 방식 등이다.

또 건전성 취약 조합(금고)에 각 중앙회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전체 금융권 대주단 협약에 적극 참여할 뿐만 아니라 상호금융권 자체 대주단 협약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업권 내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정도 정비해 공동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 부동산 PF 대응효과를 높이기 위해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전체 상호금융권의 PF 사업장 현황 자료를 1개월 주기로 요청하기로 했다. 사업장 부실 발생 시 관련 정보를 신속 공유하는 등 협력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상호금융권 규제차이 관련 논의도 진행됐다. 상호금융마다 차이가 있는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규정을 정비하고, 총회의 개의요건을 강화하는 등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 법령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은 임직원에 대한 임원 자격제한기준을 단일화할 계획이다.

상호금융조합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의무적립기준과 사용범위를 조정하고, 업권별 상이한 회계감사 주기를 매년으로 맞출 예정이다. 상임감사 선임기준도 단일화를 추진한다.

법령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가 없고, 임직원의 직업 윤리의식부족 등으로 고질적 횡령사고가 지속되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상호금융 중앙회의 내부통제 개선 조치 계획에 대한 이행실적은 올해 하반기에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상호금융기관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지속 제기돼 현장의 부조리가 근절될 때까지 집중 근로감독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소관부처의 실질적 관리 감독 강화와 중앙회의 자율적인 시스템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