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당한 휴대폰이 베트남에? 절도한 한국인·밀반출한 불법체류자

지하철에서 훔친 휴대폰을 거래하고 베트남으로 밀반출한 A씨를 체포하면서 압수한 압수물./사진=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

지하철에서 훔친 휴대폰을 거래하고 베트남으로 밀반출한 외국인 총책과 한국인 절도범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지하철에서 훔친 휴대폰을 싼값에 매입해 베트남으로 밀반출한 불법체류자 신분 베트남인 총책 A씨를 포함해 A씨에게 훔친 휴대폰을 넘긴 한국인 등 14명을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중 A씨 포함 9명은 구속됐다.

A씨는 2021년 7월부터 이달 5일까지 약 19개월간 훔친 휴대폰을 대당 20만~110만원에 매입해 베트남으로 밀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얻은 이익은 18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 차량 등록, 대포 통장과 대포폰 개설 등에 사촌 동생인 베트남인 공범 B씨 명의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는 주로 새벽 시간대 자동차 안이나 공원에서 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입한 장물 휴대폰은 수출대행업체를 통해 정상적인 중고 휴대폰에 끼워 팔거나 보따리상과 베트남 가이드를 통해 1대당 2만원을 주고 베트남으로 밀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조직이 휴대폰을 도난 당한 피해자에게 발송한 피싱 문자 메시지./사진=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

A씨는 피해자들에게 분실된 휴대폰을 찾은 것처럼 피싱 문자메시지를 보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낸 뒤 휴대폰을 초기화해 베트남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는 베트남 현지 조직원들도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2개월에 걸쳐 CCTV(폐쇄회로TV) 500여대를 분석하고 지난 6일 A씨를 체포해 A씨 주거지와 차량 등에서 현금 952만원, 휴대폰 5대, 노트북 2대 등을 압수했다.

또 A씨에게 휴대폰을 넘긴 지하철 휴대폰 절도범과 국내 장물업자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 끝에 총 14명을 검거했다. 이 중 심야 시간대 5·9호선에서 활동한 부축빼기 절도범 홍모씨와 장물범 심모씨가 거래하는 현장을 급습해 현금 1069만원과 장물 휴대폰 등 6대를 압수하고 여죄 14건을 밝혀냈다. 부축빼기는 취객을 돕는 척 금품을 훔치는 수법을 말한다.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 데이터를 활용해 절도범과 장물범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휴대폰 도난·분실 후 발송된 해외 발신 번호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URL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은 절대 접속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