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세금 안 밀렸나"…세입자가 정보 요구할 수 있는 법, 국회 통과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6일 저녁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3.3.6/ 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임대인(집주인)이 임차인(세입자)에게 납세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제3조의7에 '임대인의 정보 제시의무'를 신설했다. 세입자가 전셋집을 계약할 때 집주인에게 △해당 주택의 선순위 확정일자 부여 일과 차임·보증금 등 정보 △국세징수법·지방세징수법에 따른 납세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은 법률안 공포 시 체결되는 임대차 계약부터 적용된다.

법무부는 "전세 사기는 세입자가 계약을 맺을 때 집주인이 세금 납부를 제때 했는지 여부나 선순위 보증금 정보 등 추후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입법 이유를 밝혔다.

법 개정으로 표준임대차 계약서도 바뀐다. 집주인이 제시한 정보가 사실과 다를 경우 임차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특약을 규정한다.

법무부는 "집주인이 사전에 알리지 않은 선순위 임대차 정보나 미납·체납 국세·지방세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세입자는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특약사항 체결을 권고한다"고 했다.


이어 "세입자가 임대차계약을 맺을 때 표준계약서에 따른 특약사항을 기재한 경우, 뒤늦게 고지받지 못한 선순위 임대차 정보나 집주인의 체납 사실 등이 드러나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했다.

법 제3조의3 제3항 개정을 통해 임차권 등기를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한다. 임차권 등기 명령제도는 임대차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세입자가 단독으로 임차권 등기를 마칠 수 있도록 해, 자유롭게 이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그러나 기존에는 법원의 명령이 집주인에게 알려져야 임차권 등기가 가능했다. 집주인이 어디 있는지 모르거나 법원의 명령 송달을 피할 경우, 사망했을 때 임차권 등기를 못 한 세입자들이 이사를 하기가 어려웠다.

개정된 법률은 민사집행법을 준용해, 임차권등기명령 조항도 가압류 집행은 채무자에게 명령을 송달하기 전에도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집주인에게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이 고지되기 전에도 세입자가 이사할 수 있도록 했다.

'신속 임차권 등기' 제도는 법률안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