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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내" 화물차주 울린 번호판 장사

머니투데이
  • 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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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3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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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트럭터미널. /사진=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트럭터미널. /사진=뉴시스
화물차주(기사) A씨는 운송사에서 당초 말했던 것과 달리 고정된 운송물량이 없어 돈을 제대로 벌기가 어려웠다. 일감 배정을 요구하자 과적을 강요하거나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업무를 배정해 계약해지를 유도했다. 번호판 사용료 등을 빌미로 계약서상에는 없는 일자리 값 등 각종 대금을 개인 계좌로 입금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화물차주를 대상으로 '지입제 피해사례'를 접수한 결과, 하루 평균 30.4건씩 총 790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고 30일 밝혔다.

지입제는 개인 화물차주가 운수회사 명의로 영업용 번호판을 등록하고 일감을 따내는 업계의 뿌리 깊은 관행이다. 내 돈을 주고 산 화물차임에도 명의는 운수회사에 귀속되며 각종 명목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번호판값 2000만~3000만원, 도장값 600만~700만원, 차량 교체 700만~800만원, 매달 지입료 20만~30만원 등으로 파악된다.

화물기사 B씨는 운송사로부터 하루 최대 18~20시간 수송 등 노예계약과 다름없는 내용을 삽입한 신규 계약을 강요당하고, 서명하지 않으면 더 가혹한 내용을 추가한다는 협박을 들었다. 다른 기사 C씨는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3000만원가량의 번호판 사용료를 요구받아 운수회사 대표와 그의 아들 통장으로 3번에 걸쳐 지불했다.

"3000만원 내" 화물차주 울린 번호판 장사
대표적인 피해신고 사례는 운송사업자가 번호판 사용료를 요구·수취한 경우가 424건(53.7%)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 지입료를 받고 일감을 미제공한 경우는 113건(14.3%), 화물차량을 대폐차하는 과정에서 동의비용으로 '도장값'을 수취하는 경우가 33건(4.2%) 등이었다. '번호판 쪼개기' 등을 통한 운송사의 불법증차 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 이를 검토한 결과 불법증차 의심차량이 76대 확인돼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피해신고가 접수됐거나 위법행위의 정황이 있는 운송업체 53개사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번호판 사용료 등 금전을 수취한 경우 △위수탁 계약서에 지입료 액수나 계약기간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 △회사 직원의 개인 명의 계좌를 통해 금전을 받은 경우 등 기존 신고를 통해 접수된 피해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운송사가 기사를 고용해 직접 운영하는 조건으로 허가받은 차량(친환경 화물차)을 임대 방식으로 편법 운영을 하거나,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등록된 장소가 아닌 곳에 실제 사무실을 운영한 경우 등 추가적인 위법행위도 찾아냈다.

이번 현장 조사대상이 된 53개사의 업체당 평균 직원수는 4.3명인 반면, 평균 운송차량 대수는 91.3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보유 차량 수는 40~50대 수준이다. 또 해당 업체들은 동일한 대표자가 다른 운송법인도 보유한 경우가 35개사(66%)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지자체에 사업정지 등 212건에 대한 행정처분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다. 각종 대금을 운송사업자 법인이 아닌 개인 명의의 계좌나 현금으로 요구하는 등 탈세 의심사례 97건은 국세청에 세무조사 검토를, 계약 사기나 협박 등 불법 의심사례 32건은 경찰청에 수사를 각각 의뢰할 예정이다. 세무조사로 탈세가 확인되는 경우 과소신고한 세금에 가산세까지 추가로 추징될 수 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달 6일 당정협의를 통해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지입제 개혁을 추진 중이다. 제도개선 방안을 담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법 개정 후에는 실제 운송업무를 하지 않는 운송사(지입전문회사)는 시장에서 퇴출된다. 해당업체에 소속된 지입차주는 개인운송사업자로 독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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