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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동결'한 전기·가스요금…유가만 바라봐야 하나

머니투데이
  • 세종=김훈남 기자
  • 최민경 기자
  • 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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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3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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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와 여당이 2분기 전기와 가스요금의 인상을 잠정 보류했다. 사실상 '동결' 카드다.

에너지공기업인 한국전력 (19,390원 ▲310 +1.62%)공사와 한국가스공사 (26,950원 ▲700 +2.67%)의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자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요금 조정 시기와 인상폭에 대해 판단을 미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천문학적 적자를 낸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상태 개선도 미뤄질 전망이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2분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에 무게를 두고 국회와 요금 인상폭을 조율해 왔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으로 제시한 한전·가스공사의 2026년 재무정상화를 위해선 소비자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올해에만 ㎾h(킬로와트시)당 51.6원, MJ(메가줄)당 10.4원씩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고유가 상황에서 전력 생산 비용에 못 미치는 소비자 요금을 정상화하고 요금 인상을 통해 전력·가스 사용량 감축을 유도해야한다는 논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전기요금은 ㎾h 13.1원 올렸고 가스요금은 동결하되 동절기(12~3월) 이후 인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30일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전선들의 모습. 2023.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30일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전선들의 모습. 2023.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은 올해 초 가정에 날아든 '난방비 폭탄' 사태부터다. 지난해 4월과 5월, 8월, 10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MJ당 5.47원이 오른 가스요금이 올해 1월 동절기 가스요금 고지서에 반영되면서 가정의 난방비가 급증한 것. 설 연휴를 앞두고 '난방비 폭탄' 민심이 폭발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요금 인상 속도조절을 주문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2분기 공공요금 동결 역시 난방비 폭탄 이후 공공요금 인상 속도조절의 하나라는 해석이 많다. 정부가 최근 600억원대 내수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는 등 경기 부양에 힘쓰는 상황에서 전기 가스요금을 올리면 경기부양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10개월만에 5%미만으로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공공요금 인상으로 5%대 물가 재진입 시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관계개선과 한일 정상회담 이후 불투명한 국정지지율 역시 이번 공공요금 인상 잠정 보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당정이 공공요금 인상을 보류하면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적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한전이 발전자회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비용인 SMP(계통한계가격)는 지난달 기준 ㎾h당 253.56원으로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가격을 보였다.

반면 전기 소비자 가격은 ㎾h당 140~150원 수준으로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국내 LNG(액화천연가스) 도입가격은 톤(t)당 1099.5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5.63달러 높게 형성됐다.

극적으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한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6월 이후 하절기 냉방수요가 몰리면 가계의 공공요금 부담이 커지고 전기요금 인상은 더 어려워지는 점과 한전·가스공사의 채권 발행량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부담을 고려하면 공공요금 인상 잠정보류 기간이 길어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 방침은 확고하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동결은 없고 인상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며 "공공요금 인상폭이나 시기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를 마치고 "당정은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적자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단계라는 점에 있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며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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