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이순자 저격?…전두환 손자 '광주 방명록' 뭐라고 썼길래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광주를 찾아 사죄의 뜻을 전한 가운데 5·18 민주 묘지에서 남긴 방명록 내용이 화제다.

전씨는 31일 5·18 단체장들과 함께 광주광역시 북구의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방명록에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적었다.

전씨가 적은 문구 중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라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과거 "남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한 것과 대비된다.

이씨는 2019년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나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며 "(전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단임제를 이뤄서 지금 대통령은 5년 이상 더 있으려고 생각하지 못한다"고 했다.

해당 발언이 보도된 후 5·18 유족들은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2021년 이씨가 전 전 대통령 발인식에서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유족들은 "자신의 남편을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칭송한 이씨가 과연 사죄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전 씨는 5·18묘지 참배에 앞서 이날 오전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5·18 피해자들에게 고개숙였다. 전씨는 "5·18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대학살이고 비극"이라며 "학살 주범은 할아버지이고 전두환씨는 민주주의 발전을 오히려 역행시켰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씨의 사과에 누리꾼들은 사과에 대한 유족들의 위로가 감동적이라는 반응이다.누리꾼들은 "사과할 용기와 용서할 용기가 각자 대단하다" "이것도 어찌보면 역사의 한 장면" "조금이라도 광주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