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주가 '4분의 1' 토막 난 교촌…'치킨값 인상' 돌파구 될까?

교촌치킨이 3일 각종 원자잿값과 운영비용 상승으로 주요 메뉴 가격을 3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간장 오리지널'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허니콤보'는 2만 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 교촌치킨 매장 모습. 2023.4.3/사진=뉴스1

상장 후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교촌에프앤비가 '가격 인상' 카드로 반전을 노린다. 증권가는 치킨 가격 상승을 통한 마진 개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교촌에프앤비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코스피시장에서 교촌에프앤비 (8,000원 ▲30 +0.38%)는 전일 대비 0.44% 상승한 90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 8990원까지 내리며 지난 1월3일 기록한 (8750원)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20년 상장 초반 3만895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찍었지만, 현재 80%에 가까이 하락하며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목표주가도 하향세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교촌에프앤비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8.8% 하향 조정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촌에프엔비의 1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1344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23.3% 감소한 66억원"이라고 했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년간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발생한 적자 전환이 주요인이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1289억원, 영업손실은 36억원(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물가상승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와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의 증가가 실적에 반영되면서다.


교촌치킨은 이날 순살·부분육 등 모든 치킨 메뉴 가격은 3000원, 사이드 메뉴의 가격은 500원 인상했다. 교촌에프엔비 관계자는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불가피하게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하게 됐다"며 "고객 여러분께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이 실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교촌에프앤비의 주가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치킨 소비의 변화가 투자자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익 성장 여부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김준영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치킨 가격 상승과 육계 가격 움직임 추이에 따라 교촌에프앤비의 마진 개선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해외에서의 치킨 산업 확장 가능성과 해외 프랜차이즈 확대에 따른 수수료 수취, 육계 가격 변동성 감소도 주의할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인상을 통해 마진이 개선될 수는 있지만 높은 원자재 가격이 지속될 경우 이익률 훼손과 육계에 대한 취약성은 그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강하게 체감 중인 고물가 상황 속 가격 인상이 독이 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교촌에프앤비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마진율 보전 이상으로 소비 저항이 심해질 수 있다"며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인데, 투자 포인트를 훼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