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조현범, 200억대 횡령·배임·부당지원 혐의 모두 부인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200억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지원 등 혐의로 구속된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배임·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조 회장에 대해 21일 첫 공판준비절차를 주재했다.

조 회장의 변호인은 한국프리시전웍스(MKT) 관련 특경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10년에 걸친 타이어몰드 거래에서 구입 단가를 다른 업체에 대해선 인하했는데 MKT에 대해선 인하하지 않은 부분은 과거에 수사가 있었고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됐다"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리한 관련 혐의에 "조 회장은 리한 기업주 처가 집안의 자금력을 믿었고, 회삿돈을 빌려주면 한국타이어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줄 거라 생각한 것"이라며 "실제로도 (빌려준 회삿돈을) 변제받아 배임죄 성립을 다투는 입장"이라고 변론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나머지 사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다투는 입장"이라며 "상세히 검토한 뒤 추후 말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17일 2차 공판준비절차를 주재해 검찰과 조 회장 측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타이어에 패턴을 새기는 도구 '타이어몰드'를 경쟁사보다 비싸게 사는 방식으로 계열사 MKT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조 회장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로부터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할 때 조 회장이 MKT에게 유리한 단가를 책정해 MKT가 131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한국타이어에는 같은 금액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한다.

조 회장은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의 부실 경영을 알면서도 회삿돈을 대여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리한은 2018년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자금난을 겪었다.

조 회장은 이밖에 법인차량 사적 사용(17억600만원), 이사비 대납(1200만원), 가구비 대납(2억6000만원), 법인카드 사적 사용(5억8000만원), 계열사 자금 사적 대여(50억원) 등을 통한 횡령·배임 혐의도 있다.

검찰은 올해 3월27일 조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이에 앞서 법원은 같은 달 9일 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