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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대만 풍력 '큰손' 된 이유?…"삼성도 옆에서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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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펜하겐(덴마크)=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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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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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스테드 페어 마이너 크리스텐센 아시아·태평양 대표

페어 마이너 크리스텐센 오스테드 아시아o태평양 대표/사진=권다희 기자
페어 마이너 크리스텐센 오스테드 아시아o태평양 대표/사진=권다희 기자
"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한국의 많은 대기업들도 '그린' 전환 동참을 분명 바라고 있습니다. 그들도, 그들의 고객들도 원하기 때문에 전체 공급망이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몇년간 우리가 분명히 봐 온 것입니다. "

'세계 최초이자 최대'. 덴마크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Ørsted)의 수식어는 짧지만 명료하다. 1991년 덴마크 섬마을 빈데비에 세계 최초 해상풍력 단지를 지었고, 지금까지 누적 발전 용량 기준 전세계에 가장 많은(약 26% 점유율)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했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단지(영국 혼시2)의 개발사도 오스테드다.

해상풍력 개발 분야의 최초이자 최대 기업인 오스테드에서 아시아 시장을 총괄하는 페어 마이너 크리스텐센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풍력 박람회 '윈드유럽'이 열린 코펜하겐 벨라센터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확연히 늘어난 아시아 대기업들의 '그린' 전력 수요를 전했다. 오스테드의 아태 본부인 대만에서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직접 겪으며 체감한 수요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지난 2020년 오스테드로부터 1기가와트(GW)에 육박하는 해상풍력 단지 전력을 통째로 구입하기로 한 전력구매계약(PPA)*은 이런 수요가 확인된 대표적 사례다. 이전까지 아마존·구글 등 미국 IT 대기업들의 주무대였던 대규모 PPA 시장에 TSMC가 동참한 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빅뉴스'였다. 아시아 기업이 재생에너지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신호였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 PPA로 역대 최대였던 전력 구매량은 TSMC가 탄소 배출 없는 전력 확보를 그만큼 시급해 했다는 행보로 읽혔다. TSMC의 핵심 고객사인 애플이 늦어도 2030년엔 온실가스 순배출량이 '제로'인 기업과만 거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해에 이뤄진 계약이란 점에서다. 반도체업 특성상 막대한 전력(2020년 대만 총 전력의 6%)을 쓰는 TSMC로서는 일단 공장을 가동할 때 쓰는 전력원의 탄소배출량(스코프2)을 줄이는 게 다급한 과제가 됐고, 이를 대만 해상풍력단지의 전력으로 충당하기로 한 것이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TSMC가 생산을 위해 '그린' 전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20년간의 전력 구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의 고객사들도 공급망에 그린 에너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린 전력에 대한) 요구가 공급망을 통해 흘러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TSMC의 반도체 산업 경쟁사이자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공급망에 속한 다른 한국 대기업들도 같은 상황이란 의미다.

영국 버보뱅크 익스텐션 해상풍력 단지 전경/사진출처=오스테드
영국 버보뱅크 익스텐션 해상풍력 단지 전경/사진출처=오스테드
오스테드가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잠재적 재생에너지 수요가 많다는 데에만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지형과 산업기반이 해상풍력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한국은 해안선이 매우 길고 많은 산업이 있기 때문에 해상풍력 발전의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풍속이 좋고, 공급망, 그리드(전력망), 소비자와 산업을 위한 일반적인 인프라가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공급망에 좋은 기업들이 많다는 점이 한국의 큰 강점"이라며 "오스테드가 한국에 진출(2019년)하기 전, 약 10년 전부터 포스코·LS전선 등의 공급업체들과 대만·유럽 프로젝트에서 협업해 왔다"고 했다. 오스테드는 이 외에도 씨에스윈드·현대스틸·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두산에너빌리티·세아제강 등의 제품을 전세계 풍력단지 건설에 써왔다. 그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공급망의 많은 부분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공급망의 최고 업체를 보유하고 있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한국 내에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좋은 시장"이라 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훨씬 더 발전된 공급망을 가지고 있다는 건 특별한(unique) 부분이고, 이 부분이 한국에 대한 우리의 집중도를 증가시킬 것"이라 했다.

지난 30여 년간 여러 국가에서 해상풍력 개발 사업을 하며 유지해 온 현지화 전략도 강조했다. 지역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과 생물다양성은 오스테드가 각국에 진출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대목인데, 한국에서도 같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떤 국가에 투자할 때엔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그저 들어왔다 나가는 개발자가 아니라 지역 사회 일원이 돼 모든 이해 관계자와 긴밀히 협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앞으로 40~50년 동안 한국에 머물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해상풍력은 중앙 정부와 중앙 규제 기관의 강력한 추진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더 명확한 정책 틀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해상풍력 발전 단지를 건설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이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참조해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를 매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스테드는 지난 2018년 대만 최대(920MW) 해상풍력단지 '창화 2b & 4' 프로젝트 입찰에 성공해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2020년 7월 오스테드는 TSMC와 기업용 전력구매 계약(CPPA)를 체결했다. 이 풍력단지가 2025년부터 생산할 모든 전력을 20년간 고정 가격으로 TSMC에 판매하는 계약이다. 단일 PPA로는 역대 최대였던 데다 한 풍력단지의 전력을 한 기업이 모두 구매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 계약 체결 당시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오스테드는 지난 3월 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려 개발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 했다.


※오스테드
덴마크 정부가 지분 50.1%를 소유한 덴마크 국영 에너지 기업. 동에너지(DONG Energy)라는 사명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다 해상풍력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구조를 개편했고, 2017년에는 사명을 오스테드로 변경 했다. 현재 덴마크, 영국, 네덜란드, 독일, 폴란드, 미국, 대만 등 전세계 28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운영 중이다. 2016년 대만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2019년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한국에서는 인천에서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페어 마이너 크리스텐센 오스테드 아시아o태평양 대표
2022년 8월~오스테드 아시아o태평양 대표, 2012~2022년 7월 에프엘스미스 수석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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