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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발의 총상, 변사체로 발견된 허일병…자살? 타살? 방아쇠는 누가[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 구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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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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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3발의 총상, 변사체로 발견된 허일병…자살? 타살? 방아쇠는 누가[뉴스속오늘]
2017년 5월 16일. 국방부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논란이 있었던 허원근 일병의 죽음을 순직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허 일병이 변사체로 발견된지 33년만이다. 33년 전 3발의 총상을 입고 변사체로 발견된 허 일병에겐 무슨일이 일어났던 걸까.


3발의 총상 입고 숨져...자살? 타살?


1984년 4월2일 오후 1시20분쯤 허 일병(당시 22세)은 강원 화천군 육군 7사단에서 복무하던 중 최전방 GOP부대의 폐유류고에서 가슴에 2발, 머리에 1발의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건 다음 날 입대 후 첫 휴가를 나가기로 돼 있었다. 유서는 없었다. 그의 신상명세표에 특기는 배구, 취미는 바둑, 주량은 소주 1홉 정도라 적혀 있었다. 중대장의 전령(傳令)으로 근무했던 그를 동료들은 성실한 병사로 기억했다.

그로부터 약 3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허 일병의 사망 경위를 두고 자살이냐 타살이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사건 직후 군 수사기관은 허 일병이 처음에는 오른쪽 가슴, 두번째는 왼쪽 가슴에 쏘아 자살을 시도했으며 마지막에는 오른쪽 눈썹에 밀착해 사격, '두개골 파열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

군 수사기관은 허 일병의 죽음이 '소속 중대장의 이상성격에 의한 혹사를 비관한 것'이라며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허 일병의 유가족들은 부대 상관의 총에 맞고 죽었다는 타살 의혹을 계속 제기했다.

2001년 6월 유족의 진정으로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1기 의문사위는 2002년 9월 허 일병의 죽음이 술에 취한 상관의 오발 사고로 인한 타살이고 군 당국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국방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그해 11월 국방부 특별조사단은 총기 사고가 없었다며 허 일병은 자살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의문사위의 결론을 뒤집었다.

이후 허 일병 사건을 다시 조사한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는 2004년 6월 은폐 주도세력이나 실탄 발사 장면을 목격한 결정적 증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진상규명 불능'이라는 판정을 내렸으나 '타살은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달 뒤인 7월 의문사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가 사건의 재은폐 시도를 하는 한편, 지난 2월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국방부 특조단 출신인 인모(현 국방부 검찰수사관)씨가 조사관에게 권총 1발을 쏘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또 특조단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2002년의 헌병대와 특조단 조사는 모두 날조라고 주장했다. 당일 오전에 3발의 총성을 들었다는 주변인물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문사위는 또 군 당국이 허 일병의 총기번호가 수정됐다는 의혹과 사체가 옮겨졌다는 미국 강력범죄 담당 경찰의 분석, 발견된 탄피 2개를 3개로 늘였다는 의혹 등을 덮어놓고 이 사건을 자살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 대법원이 故 허원근 일병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린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허 일병의 부친 허영춘씨(76)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0일 허 일병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허 일병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다만 사건 초기 부실 수사로 허 일병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군 수사기관의 책임을 물어 유족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5.9.10/뉴스1
= 대법원이 故 허원근 일병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린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허 일병의 부친 허영춘씨(76)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0일 허 일병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허 일병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다만 사건 초기 부실 수사로 허 일병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군 수사기관의 책임을 물어 유족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5.9.10/뉴스1


법원 1심 '타살'·2심 '자살'...대법원 "국가 3억 지급" 판결


법원도 각기 다르게 판결했다. 허 일병 유족은 의문사위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07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서울중앙지법(1심)은 타살, 서울고등법원(2심)은 자살로 판결했는데, 대법원은 "허 일병의 사인은 진상규명 불능"이라며 군 수사기관의 초동수사 미비에 대해 일부 책임을 물어 3억원의 배상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은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은 것이다.

2015년 9월10일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고(故) 허 일병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처럼 '수사기관의 부실조사로 지난 31년 동안 고통받은 유족들에게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허 일병이 다른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가 자살했다고 단정, 타살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헌병대가 군수사기관으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허 일병의 사망이 타살인지 자살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방부는 2017년 5월 1984년 군 복무 중 의문사한 허 일병의 죽음을 순직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허 일병이 GOP(일반전초) 경계부대의 중대장 전령으로 복무 중 영내에서 사망했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권익위원회 권고를 수용했음을 시사했다. 2017년 2월 국민권익위는 1980년대 대표적 군 의문사 사건으로 끝내 사망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허원근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해 고인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또 국방부는 법제처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진상규명 불명자'에 대한 순직심사가 가능하도록 '군인사법시행령' 개정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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