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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틈 철사 '쑥', 밀가루칠 된 도어록…집이 무서운 '나혼산' 女의 고육책

머니투데이
  •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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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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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여성 집에 한 남성이 철사로 올가미를 만들어 침입을 시도하고 있다.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혼자 사는 여성 집에 한 남성이 철사로 올가미를 만들어 침입을 시도하고 있다.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린 주거침입 범죄가 잇따르면서 여성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주거공간이 위협받으면서 일부 여성들은 이중 잠금장치,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9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4시10분쯤 "신원 미상의 남성이 무단 침입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집에 혼자 살던 20대 여성 A씨는 "누군가 현관문 밖에서 문틈으로 철사를 넣더니 손잡이에 걸어 문을 열려고 했다"고 신고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과 함께 "너무 소름 돋고 손이 떨린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실제 영상에는 올가미 형태로 만들어진 철사가 문고리에 걸린 상태에서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당겨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 분석과 탐문 수사 등을 토대로 한 부동산업체 직원인 40대 남성 B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B씨는 경매 입찰 매물로 나온 집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A씨 집을 찾았으며 사람이 없는 줄 알고 문을 열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에는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여성인 전 직장동료 집에 찾아가 잠금장치를 해제하려고 한 30대 남성 C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C씨는 도어록에 밀가루를 뿌려 비밀번호를 알아내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C씨를 주거침입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2019년에는 새벽에 귀가하던 여성을 몰래 뒤쫓아가 여성의 집에 침입하려 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조모씨(34)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대법원은 주거침입 부분만 유죄로 판단했다.



여성 피해 주거침입 범죄, 5년 만에 62% 증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혼자 사는 여성들은 주거침입, 성범죄 등 각종 범죄 피해 걱정은 일상이라고 호소한다. 밤 늦은 시간이 아니더라도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면서다.

실제 주거침입 범죄는 꾸준히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주거침입 범죄는 2016년 1만1631건에서 2020년 1만8210건으로 5년간 56.6%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피해 주거침입 범죄는 6034건에서 9751건으로 61.6% 증가했다.

직장인 김모씨(31)는 "빌라에 살 때 밤 12시쯤 혼자 집에 있는데 누군가 비밀번호를 계속 눌렀다"며 "당시 도어록만 잠겨 있고 다른 잠금장치가 없어서 비밀번호를 맞출까봐 너무 무서웠는데 112에 신고할까 하다가 그 소리가 더 자극이 될 것 같아 그대로 주저앉아 아무것도 못했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씨(31)는 "혼자 사는 친구가 오피스텔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던 중 모르는 남자가 신체 일부를 만지고 달아나 충격받은 적이 있다"며 "주변에 성추행 사례가 흔하게 있을 정도라 항상 누가 따라오지는 않는지 확인하며 긴장하고 산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자취 7년차 김모씨(33)는 "택배나 음식 배달을 시킬 때 받는 사람에 남자 이름을 적고 항상 비대면으로 받는다"며 "살 집을 구할 때도 동네가 안전한지, 옆집에는 어떤 사람이 사는지, 출입문 보안은 어떤지, CCTV는 몇 댄지, 경찰서가 가까운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여성 1인 가구의 안전 현황과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여성 1인 가구 중 44.6%는 '일상생활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고 생각한 범죄 유형으로 성희롱·성폭행(45.9%)이 가장 많았고 주거침입 후 절도(24.7%)가 뒤를 이었다.


CCTV, 스마트 초인종…'안전 비용' 쓰는 여성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안심홈세트'. /사진=서울시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안심홈세트'. /사진=서울시
청년 세대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원룸, 다세대주택 등에 거주하기 때문에 외부인 출입 통제 시스템이나 방범 장치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가정용 CCTV, 스마트 초인종, 이중 잠금장치 등 설치를 위해 '안전 비용'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임대인의 허락 없이는 설치가 어려운 현실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1)는 "3년 전부터 현관문이 열리고 닫힐 때 휴대전화로 알림이 오도록 하는 문열림 센서를 설치해 놨다"며 "3만원 정도 하는데 예전보다 집에 들어갈 때 안심이 돼 다른 친구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혼자 사는 이모씨(35)도 "자가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잠금장치를 설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파트 단지 방범이 비교적 잘 돼 있는 편이긴 하지만 이번 철사 사건을 보고 너무 소름이 돋아 밤에 방문까지 잠그고 잔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직장인 김모씨(32)는 "평소 1층 공동 현관이나 주차장 쪽에 남자가 서 있기만 해도 쫓아서 들어올까봐 바로 집에 안 들어가고 근처를 한 바퀴 돌곤 한다"며 "조금 더 안심하고 싶어서 시에서 지원해주는 안전장비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집주인이 반대해 설치할 수 없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범죄취약지역에 거주하는 1600여 1인 가구에 스마트 초인종과 가정용 CCTV 등 안심장비 2종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 초인종은 귀가 전후 휴대전화로 현관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외출했을 때 집안 상황은 가정용 CCTV로 볼 수 있다.

지난해 C씨는 여성인 전 직장동료 집에 찾아가 밀가루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해제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C씨는 여성인 전 직장동료 집에 찾아가 밀가루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해제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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