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통위원장 "면직처분 절차 부당"…與 "양심도 없어" 비판

[과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검찰이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 및 수원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10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3.05.10.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에 대해 인사혁신처가 면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 위원장이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법적 대응을 모색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통해 "방통위 현안 중 가장 뜨거운 게 제 개인의 신상문제"라며 "제 면직처분과 관련해 어제(23일) 청문절차를 진행했고 단순히 기소됐단 사실 만으로 면직처분 한다는 것은 매우 부당하단 입장을 의견서를 통해 밝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일단 방통위원장 지위에 대해 엄격한 신분보장 제도를 두고 있다"며 "그 이유는 방통위원장 개인의 독립성이 중요한 게 아니고 방송자유, 언론기관 독립 같은 부분이 우리 헌법가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신분보장제도 취지에 따라 (향후 면직 등) 행정처분이 행해진다면 저로선 그에 맞는 법적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취소소송, 집행정지 신청 등 가능한 법적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 강하게 반발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 발언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한 위원장 (사법 리스크 때문에) 방통위 자체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양심도 없이 그런 (신상 관련) 발언하는 자체가 (방통위원장)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은 기소만으로 면직이 법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보고 있지만 우리 당이 법률전문가 등을 확인한 결과 방통위 설치법에 면직조항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의 신상발언을 두고 여야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한상혁 위원장은 (방통위 관련) 현안보고를 하면 되는데 본인 신상에 대해 해명하고 변명할 기회를 줬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의원은 "방통위는 위원장 신상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기 대문에 그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 위원장은 2020년 3월 진행된 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TV조선 재승인 평가점수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2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면직 절차에 착수하고 청문을 열어 한 위원장 측 소명을 들었다. 이에 대해 여권은 한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가 국가공무원상 면직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위원장의 당초 임기는 오는 7월 말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