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 尹대통령 만난 금융그룹 회장들 "중소기업과 상생"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5대그룹 총수,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5/뉴스1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다시 만났다. 지난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34회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다. 지난 1월 말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금융그룹 회장들이 배석해 자리를 같이 한 지 약 넉 달 만이다.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도 사뭇 달라졌다.


대통령실은 올해 중소기업인대회 행사를 준비하면서 초청 대상을 5대 그룹에서 10대 그룹을 넓히고 민간 금융그룹 회장들을 처음 초청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인 김성태 IBK기업은행과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 정책금융기관 CEO(최고경영자)들과 함께 윤종규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등 3대 금융그룹 회장이 총출동했다. 불참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료 출신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보이지 않았다.

금융권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행사 분위기는 업무보고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고 한다. 행사의 주인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과 정책금융기관, 민간금융그룹의 상생 노력을 당부하는 자리였던 만큼 시종 화기애애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행사에 직접 참석해 중소기업인의 노고를 격려하고 대중소기업간, 금융과 기업간 상생 협력, 정부의 적극적인 중기 지원 등을 당부했다.

행사에 초청받은 금융그룹 회장들은 중소기업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지원과 상생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그룹 회장은 "대통령께서도 참석자들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건넸다"며 "정부가 정책과 제도로 지원하는 것처럼 금융도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넉달 전인 지난 1월 금융위 업무보고 당시엔 엄중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므로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가 중요하다"며 금융그룹 지배구조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약 2주 뒤인 지난 2월 중순 수석비서관회의에선 한 발 더 나아가 "은행의 고금리로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으므로 수익을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금리상승과 예대금리차 확대로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잇단 발언은 은행들이 취약계층 및 자영업자, 영세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금리 줄인하와 사회공헌 확대 등 상생 금융을 본격화한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