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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說] 中반도체 기업, 절반 '적자'…"미중갈등, 우리 탓" 후회

머니투데이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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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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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 반도체 수요의 60%, 150조원 규모의 가전시장을 가진 중국은 글로벌 IT시장의 수요 공룡으로 꼽힙니다. 중국 267분의 1 크기인 대만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호령하는 TSMC의 본거지입니다. 미국·유럽 등 쟁쟁한 반도체 기업과 어깨를 견주는 것은 물론 워런 버핏, 팀 쿡 등 굵직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죠. 전 세계의 반도체와 가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화권을 이끄는 중국·대만의 양안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중국과 대만 현지의 생생한 전자·재계 이야기, 오진영 기자가 여러분의 손 안으로 전해 드립니다.
중국 반도체 이미지. / 사진 = 바이두
중국 반도체 이미지. / 사진 = 바이두
[중대한說] 中반도체 기업, 절반 '적자'…"미중갈등, 우리 탓" 후회
"미국과 관계가 파탄에 이른 것은 미국 탓이 아니라, 중국 스스로의 책임이다."

최근 후웨이 중국 상해교통대 교수의 발언이 중국을 뜨겁게 달궜다. 후웨이 교수는 미중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하면서 중국 스스로 고립되는 일을 자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애국심에 불타는 주요 매체와 누리꾼들의 융단폭격이 쏟아졌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후웨이 교수의 발언에 공감하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면서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영향이다.

특히 지난 23일 일본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전면규제하자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반도체 장비가 없으면 생산 라인이 멈출 수밖에 없는데,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0%에도 못 미친다. 현지에서 '굴욕'을 감수하고서라도 미중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탄압은 부당하지만, 아직 중국 반도체는 그에 맞설 역량이 없다"라며 "제재 이후 주요 기업의 가동률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순이익 900% 넘게 줄어든 기업까지…중국 반도체의 뼈아픈 2023년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26일 현지 신용정보공시시스템과 각사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반도체 주요 22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팹리스(설계 전문)와 디자인하우스(설계 지원), 파운드리(위탁 생산) 등 업종 대부분의 영업익이 급감했다. 징바오롱(션젼 롱시스)은 매출이 전년 대비 36% 줄었으며 장디엔커지(JCET)는 영업이익이 87% 줄었다. 시웨이투신은 순이익 972% 감소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썼다.

중국 반도체가 자신하던 패키징(후공정) 업종의 부진이 뼈아프다. 2021년 장디엔커지와 화티엔커지(TSHT), 통푸웨이디엔(TMFME)은 글로벌 패키징 시장의 20%를 점유하면서 절대 강자를 자처했으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장디엔커지와 화티엔커지의 재고가 전년 대비 40~60% 증가하는 등 재무상태도 나빠졌다. 통푸웨이디엔의 집적 회로 재고는 16만~20만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중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고, 중국 기업이 고스란히 그 타격을 입었다고 본다. 특히 첨단 공정에 열을 올리던 대형 기업이 발목을 잡혔다. 중신궈지(SMIC)는 최근 14나노 공정에서 철수하겠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내놨다. 회로 선폭을 뜻하는 숫자가 작을수록 공정 난이도가 높은데, 중신궈지는 28나노 이하 공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신궈지 관계자는 공정 중단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답변이 어렵다"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지만,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반도체 장비 제재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반도체 장비업체의 중국 수출 제한 기준을 14나노로 확대했는데, 이 장비가 없이는 14나노 공정을 수행할 수 없다. 일본 정부도 45나노 이하 범용 반도체에 사용되는 장비까지 금지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상 모든 반도체의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퀄컴이 화웨이에 칩을 계속해서 판매하기로 한 것도 내부 사정이 악화됐다는 방증이다. 화웨이는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칩을 지속 국산화하는 연구를 벌여 왔으나, 퀄컴이 4G·와이파이 칩을 지속 공급하면서 종속관계가 형성됐다. 퀄컴은 매출 중 60%가 중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현지서는 중국 정부와 화웨이가 퀄컴의 '빨대'를 알면서도 칩을 구매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현지 팹리스 기업 관계자는 "신피엔(칩)을 설계해도 팔리는 곳도 없고, 위탁 생산 주문을 해도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다 보니 결과물이 생산되는 속도도 늦다"라며 "미국의 무리한 대중 제재가 결국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돈보따리 푸는 중국 정부, 다급해진 기업들…"반도체 보조금 빨리 주세요"


중국 반도체 이미지./ 사진 = 바이두
중국 반도체 이미지./ 사진 = 바이두

화웨이·중신궈지 등 거대기업 2곳이 미국에 사실상 백기를 들면서 중국 정부의 발걸음도 다급해졌다. 첨단 반도체를 가르는 기준으로 꼽히는 14나노 공정에 차질을 빚게 되면 세탁기·TV 등 가전제품은 물론 차량 생산에도 제동이 걸린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가 "정부가 나서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중국 상무부가 일본에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재개 여부는 미지수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는 돈보따리를 풀었다. 베이징 재정국은 '2023 첨단산업발전기금 이행계획'을 발표했으며, 상하이는 중신궈지와 지타반도체 등 주요 기업의 생산시설에 건설 지원책을 내놨고 광저우는 500억위안(한화 약 9조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미국의 압박에서 중국 반도체를 보호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현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상하이의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건설 지원이나 보조금이 적기에 공급되어야 한다"라며 "주가 폭락과 실적 악화, 주문량 감소로 미증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반도체 기업에 지원마저 끊긴다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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