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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처 살해한 내연녀…"부인만 없어지면 나랑 재혼하겠지"[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 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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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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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안방에서 가정주부 A씨(36)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04년 5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안방에서 가정주부 A씨(36)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9년 전 5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안방에서 가정주부 A씨(36)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A씨의 남편 B씨(46)와 내연관계였던 미국 영주권자 이모씨(여·40대). 미국인 남편과 결혼 후 문화 차이 등으로 갈등을 겪던 이씨는 한국에 들어와 B씨를 알게 된 뒤 만남을 이어왔다. 이후 B씨에게 '이혼 후 새 출발'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복수심에 B씨의 아내를 살해했다.


고요했던 사건 당일…용의자는 피해자 남편의 '내연녀'


2004년 5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안방에서 가정주부 A씨(3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A씨 남편과 내연관계에 있었던 이모씨였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004년 5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안방에서 가정주부 A씨(3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A씨 남편과 내연관계에 있었던 이모씨였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건은 2004년 5월28일 서울 성북구 정릉2동의 한 빌라에서 벌어졌다. 평범했던 가정주부 A씨는 안방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건 현장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다. 문을 강제 개방한 흔적도 없었고 범인으로 추정되는 족적이나 DNA조차 나오지 않았다. 사건을 본 목격자는 물론, 피해자의 비명이나 당시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이 짖는 소리를 들은 이들도 없었다.

경찰은 문 개방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경찰은 면식범일 가능성도 열어둔 채 인물관계 조사에 나섰지만, A씨와 남편 B씨 모두 원한 관계를 가진 주변인은 없었다. 부부 관계 역시 돈독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사건 발생 시간대 출근한 상태였던 B씨도 용의선상에서 멀어졌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경찰은 수사 방식을 통신 수사로 틀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문점이 제기됐다. 사건 발생 열흘째 용의선상에 올랐던 미국 국적의 40대 여성 이씨 때문이었다.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이씨는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건 발생 2년 전부터 한국에 자주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피해자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씨와 B씨가 내연관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분위기는 전환됐다. 경찰은 이씨가 A씨 남편 B씨의 휴대전화와 그의 회사로 두 달간 총 250통의 연락을 한 기록과 피해자의 집으로도 여러 차례 연락했던 기록을 확인했다.

B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건 발생 1년 전 알게 돼 만남을 이어갔으며, 이미 B씨는 "아내와 헤어지고 새 출발 하자"는 이씨의 제안을 거절하며 이별을 통보한 뒤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씨는 관계 회복을 위해 B씨에게 연락을 이어가며 집착을 보였고 B씨가 자신의 연락을 피하자 조카의 휴대전화로 연락하기도 했다.

부인 A씨만 없어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 이씨는 사건 당일 미리 살인 도구를 준비해, B씨의 집으로 A씨를 찾아갔다고 한다. 이씨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던 A씨는 순순히 이씨를 맞아들였고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이씨는 A씨를 목을 졸라 실신시킨 이후 흉기를 이용해 살해했다. 이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급히 미국으로 떠났다.


"친정집에 있었다" 거짓말 들통…집착이 부른 '잔혹 살인'


2004년 5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안방에서 가정주부 A씨(3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2004년 5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안방에서 가정주부 A씨(3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당초 경찰은 이씨의 체구도 A씨보다 작은데다 범행 시간대와 맞지 않는 결정적 알리바이 때문에 이씨는 수사 초반부터 용의선상에서 제외했었다. 범행 방식 역시 단숨에 피해자를 제압해 살해한 것으로 보여 피해자보다 힘이 센 남성이 용의자일 것으로 추정했던 상황이었다. A씨보다 신체적 조건이 약한 이씨가 단독범행을 저지르기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완벽한 줄 알았던 이씨의 알리바이에서 허점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범행 시간대는 오전 8시20분부터 시신 발견 직전인 오후 2시 무렵으로 추정됐는데, 이씨는 해당 시간에 친정 어머니 집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이씨 어머니는 집을 비운 상태였으나 미국 현지에 있던 이씨의 남편과 이씨가 집 유선 전화로 통화한 기록도 확인됐다.

그러나 평소 이씨와 자주 왕래하던 그의 사촌언니 C씨의 자백으로 허점이 드러났다. C씨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30분쯤 C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급히 들어와 범행 사실을 고백했고 이후 미국 항공편을 알아본 뒤 오후 1시30분쯤 식당을 나섰다. 그는 이씨가 범행에 썼던 흉기를 식당 주방에 두고 갔고, C씨는 이를 비닐봉지 등에 넣어 가게 앞 가로수 밑에 버렸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실제 이씨의 기지국 위치도 이와 맞아떨어졌다. 이씨 남편과 이씨와의 통화 기록은 오전 1차례, 오후 2차례였는데 이 중 두 건의 기지국 위치는 이씨의 친정집이었으나 마지막 통화 당시 이씨의 기지국 위치는 C씨 식당으로 확인됐다. 친정집 전화기는 자동응답기로 마지막에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이도 없었다. '식당에 간 적 없다' '공항에 가기 전까지 집에만 있었다'는 알리바이 자체가 거짓이었던 것.

경찰은 범행 시간대 이씨의 기지국 위치가 피해가 집 근처였던 것을 파악했고 이후 이씨가 식당과 공항으로 이동한 동선을 확인했다. 이씨는 사건 한 달 전부터 A씨의 남편 B씨의 차량이 주차된 곳을 찾아다니는 등 A씨 부부의 거주지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미국에 있던 이씨는 한국에서 살인사건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소식을 듣고 음독을 시도, 현지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이씨가 한국으로 송환된 건 사건 발생 후 1년이 흐른 2005년 5월22일. 이씨는 자신의 결백을 지속적으로 주장했으나 결국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이씨는 한국에서 B씨를 만난 뒤, B씨의 가족이 자신의 인생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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