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원, 시 출자·출연기관에 '개인정보 담긴' 자료제출 요구 물의

의정부시가 출자·출연기관에 자료제출을 요청하는 공문.

경기도 의정부시 시의원이 시 출자·출연기관 직원 전원의 개인 근무성적 평정 점수 자료 제출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26일 의정부시, 시의회 등에 따르면 조세일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과 17일 '출자·출연기관의 직원 근무성적평정 점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후에도 답변자료 부족을 이유로 보완 요청을 하기도 했다.


조 의원의 이같은 행위는 통상적인 시의원의 자료제출 요구범위에서 크게 벗어난다는 것이 시와 시의회 안팎의 지적이다.

근무성적평정(근평 점수표)은 해당기관의 내부용 문서로 그 자체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의 개인정보 정의에 대해 해설하면서 직무수행평가기록을 개인정보로 명시하고 있다.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개인정보를 제외하라는 단서를 붙였다고는 하나 근무기간을 특정할 수 있는데다 소수의 인원만 근무하는 곳도 있다. 여기에 지역사회 특성까지 감안하면 신원이 노출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자료제출 요구를 받은 기관은 의정부시청소년재단, 의정부시상권활성화재단, 의정부시평생학습원, 의정부문화재단 4곳으로 2022년 기준 약 190여명이 근무 중이다.


조 의원이 2018년 이후 5년치 자료를 요구하는 것도 뒷말을 낳는다. 자료의 양이 방대할 뿐 아니라 바로 조 의원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의정부시청소년재단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자료 제출로 본인에게 누가 어떤 평가를 했는지 그대로 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조 의원은 마지막 추가 자료 요청 과정에서는 (1차, 2차)평가자별 점수가 표시되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지난해 김지호 의정부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무원의 인사자료를 요구해 논란이 됐던 것과 함께 이번 자료제출 요구가 "지방의원의 자료제출 요구권을 이용한 갑질"로 여겨진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 의원은 "근무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가 있어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아직 자료를 받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